왕년의 체조스타 김대은, 상투 틀고 대표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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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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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영(31.현 대표팀 코치)과 함께 한국 남자 체조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놨던 왕년의 스타 김대은(27.수원시청)이 내조의 힘으로 마지막 태극마크에 도전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팬들의 뇌리에서 잊혔던 김대은은 3월19일부터 이틀간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릴 기계체조 대표 1차 선발전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대은은 선발전을 1주 앞둔 3월12일 4살 연상 김아연(31)씨와 화촉을 밝히고 새 인생을 설계한다.

예비 신부는 서울 강덕초등학교에서 체조 유망주를 지도 중인 선수 출신으로 김대은은 1년여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누나를 인생의 동반자로 만든 뚝심을 앞세워 대표팀에 반드시 복귀하겠다는 김대은의 의지가 대단하다.

심판의 오심 파문으로 얼룩졌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에서 김대은은 은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듬해 제40회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봉에서는 이 대회에서 8년 만에 한국의 금맥을 잇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에 대한 염원이 김대은에게 집중됐으나 김대은은 어깨, 무릎, 손목 등 다발성 통증 탓에 개인종합 11위에 머물며 기대를 밑돌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주변의 실망도 컸고 김대은에게도 회한이 밀려왔다. 김대은은 올림픽이 끝난 뒤 대표 유니폼을 반납하고 공부에 매진하면서 잠시 체조계를 떠났다.

어깨가 축 늘어졌던 김대은에게 다시 힘을 불어넣어 준 이가 바로 피앙세 김아연씨다.

김 씨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향해 마지막 불꽃을 태워달라"며 예비 신랑을 독려했고 김대은은 지난해 전국체전부터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올해 대표선발전을 준비해왔다.

김대은은 12일 "'아내의 내조에 힘을 얻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다'는 다소 '뻔한' 스토리"라고 웃으면서도 "아내 힘을 얻어 일을 한번 내보겠다"며 당차게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으로서도 김대은의 복귀가 반갑기 그지없다.

마루운동-안마-링-도마-평행봉-철봉 6종목을 다 뛰는 개인종합에서 양태영과 김대은의 뒤를 이어 간판 노릇을 해왔던 유원철(27.포스코건설)이 오른쪽 정강이에 피로가 쌓이면서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개인종합은 '체조의 꽃'으로 불리는 종목으로 월등한 체력을 앞세워 6종목을 고루 잘하는 선수만이 소화할 수 있다. 올림픽 단체전 본선에 출전하려면 개인종합을 잘 뛰는 선수가 2명 정도는 있어야 한다. 

유원철의 공백을 메울 에이스가 필요한 상황에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를 모두 경험한 베테랑 김대은이 기량을 되찾는다면 이보다 기쁜 소식은 없을 것이라는 게 체조인들의 반응이다.

김대은은 "다른 개인 종목은 뛰어난 후배들이 많아 어쩔 수 없지만 개인종합은 내 실력이 아직도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성기 때만큼은 안 되겠지만 6종목에서 골고루 좋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 체력도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5회 연속 올림픽 단체전 무대를 밟은 한국 남자 체조는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위 이내 입상, 6회 연속 출전을 확정 지을 참이다.

세대교체로 젊어진 대표팀에 노련미와 성숙함을 겸비한 김대은이 가세, 절묘한 신구조화를 이뤄낼지 다음달 대표선발전에 체조인의 시선이 쏠려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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