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애플에 약 78억 달러(한화 8조6000억원 상당)의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0억 달러(5조7000억원 상당) 상당의 부품을 공급한데 이어 올해 50% 이상 공급을 늘린 것.
이같은 공급액 증가로 애플은 그간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였던 소니를 제치고 가장 큰 고객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니는 삼성전자로부터 53억 달러(6조원 상당)의 부품을 구매했다. 올해 공급액은 60억 달러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소니와 TV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쳐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LCD패널 생산라인인 S-LCD를 합작하고, 소니에 LCD패널을 대거 공급하는 등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최근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바일AP '엑시노스'(Exynos) 역시 애플의 스마트 제품이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에 시스템LSI 전용 300mm 생산라인을 투자한 것 역시 모바일AP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것.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들의 부품 공급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그간 애플은 LG디스플레이의 'IPS' LCD 패널(레티나) 등을 제품에 탑재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슈퍼PLS' LCD 패널이 애플 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PLS는 화면 측면에서도 영상을 잘 볼 수 있는 측면시인성이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 높다. 또한 밝기(투과율) 역시 10% 개선하면서도 생산원가는 1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삼성SDI 역시 애플에 폴리머전지를 대거 공급하고 있다. 특히 전체 아이패드의 50% 이상 제품에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
특히 애플은 올해 상반기 중 새로운 버전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장 역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의 선전이 삼성전자 및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향상과 직결되고 있는 것.
애플의 성장에 부품부문이 반색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는 올해에도 치열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모바일사업부 역시 1분기를 전후해 새로운 태블릿PC와 다양한 버전의 스마트폰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와 경쟁사와 관련한 사안은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애플의 성장이 반도체 등 부품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며 경쟁 부문에서도 삼성전자 역시 제품력을 확보한 만큼 전체 스마트 시장을 더욱 넒히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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