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낭만의 밸런타인데이…혼인신고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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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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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예약 등기 폭주, 호텔 대목…빈털털이족엔 '잔인한 날'

중국 젊은이들이 서양 명절 '칭런제(情人節 밸런타인데이)를 맞는 표정이 마치 계층간 격차 등 중국 사회의 명암을 드러내듯 절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쪽에서는 혼인등기 열풍과 함께 고급 호텔에서 초 호화판 밸런타인 축제가 벌어지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가난한 젊은이들이 빈 지갑을 만지작 거리며 자기가 처한 고통스런 현실을 한탄하고 있다.

#1 낭만 폭발 '칭런제(情人節 밸런타인데이)'
중국 예비 신랑신부들은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혼인 예약 등기를 하거나, 고급 호텔에 몰려가 초호화 밸런타인 축제를 즐기면서 낭만을 만끽하고 있다.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는 14일 토끼해인 올해 첫 혼인 열풍이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일어나고 있다며 광저우의 주요 혼인등기처에는 결혼 예약 등기가 폭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시내 주요 호텔들은 밸런타인데이인 이날 혼인과 관련한 각종 연회와 혼인 특선 서비스를 앞세워 에상치 못한 대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인들은 한끼식사 값만 수십만원, 수백만원하는 밸런타인 정식을 놓고 혼인 등기를 자축하고 있다.

광저우의 한 구(區) 혼인등기처는 지난주부터 이미 300개의 예약 등기가 몰려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으며 시의 또다른 등기처에서도 전화예약이 끊이질 않았다.

혼인 등기 당국자들은 14일 밸런타인데이 당일의 혼인 등기예약은 더이상 자리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한 예비 신랑은 14일자로 혼인등기를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밸런타인데이에 혼인등기하면 천생연분이 된다고 해서 누구나 이날 결혼등기를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2 칭런제 아닌 '칭런제(情人劫·연인을 강탈하다)'
지갑이 얇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2월은 '잔인한 달'이 되고 있다. 설날이 끝나자 마자 다가온 발렌타인데이로 또 한번의 큰 지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인터넷에는 밸런타인데이를 뜻하는 칭런제(情人節·연인을 위한 날)와 발음은 같지만 '강탈·도둑질 한다'는 의미를 가진 '칭런제(情人劫·연인을 강탈하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신화왕(新華網·신화망)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오늘(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장미와 초컬릿 호텔객실료 등 관련 상품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춘제(음력 설) 기간 부모님과 친치를 방문하면서 적지 않은 경비를 지출했던 젊은이들은 곧바로 '닥친' 밸런타인데이에 경비를 줄이기 위해 인터넷에 각종 경비절감 묘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신화왕이 13일 168명의 인터넷 누리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0% 이상이 밸런타인데이 하루 지출이 적어도 800위안을 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생화를 비롯한 인기 선물 품목의 가격이 일시에 급등했을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식당들이 음식의 가격을 일시적으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대졸 젊은 직장인의 월급이 2000~6000위안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날 하루를 기념하기 위한 경비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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