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 100억짜리 '헬게이트런던' 계약해지 논란

(아주경제 서진욱 기자) 코스닥 소프트웨어업체 한빛소프트가 싱가포르 게임배급업체 인포콤아시아홀딩스(IAH)에 온라인게임 '헬게이트런던' 판권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애초 계약금액이 100억원에 맞먹었지만 한빛소프트는 25% 수준만 받았다면서 이를 위약금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반면 IAH는 게임개발업체 변경으로 원했던 게임을 못 받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빛소프트는 2006년 6월 94억5600만원 규모로 맺었던 헬게이트런던 동남아시아 판권계약을 오는 15일 해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최근 IAH에 보냈다.

계약금은 2005년 한빛소프트 매출 20%에 맞먹는 규모다.

한빛소프트가 밝힌 계약 해지 사유는 일방적인 계약 불이행이다.

이 회사가 제출한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공시를 보면 IAH는 저작권사용료 94억5600만원 외에도 상용화 이후 게임카드 매출 21%를 로열티로 지급하도록 돼 있었다.

한빛소프트는 이 가운데 23억6400만원만 받았다면서 이를 위약금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계약금이 위약금 액수와 같아지면서 애초 공시액보다 75% 줄었다.

한빛소프트는 IAH 측에서 게임 상용화 직전 단계인 베타테스트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개발업체가 계약 당시 미국 플래그십스튜디오에서 이후 한빛소프트 자회사로 바뀐 점을 IAH에서 문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래그십스튜디오에서 게임개발을 끝내지 않은 만큼 애초 받기로 한 계약 목적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블리자드사에서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를 만들었던 제작진 일부는 독립해 플래그십스튜디오를 세웠다.

이 회사는 헬게이트런던 개발을 끝내지 않은 채 2008년 7월 파산했다. 당시 한빛소프트는 헬게이트런던 서비스판권만 가지고 있었다.

한빛소프트는 플래그십스튜디오 파산 이후 자회사를 통해 게임개발권까지 사들였다. 블리자드 출신 인원을 모아 게임개발을 마쳤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플래그십스튜디오가 파산 직전 게임개발을 상당 부분 마쳤던 만큼 문제 삼을 수 없다"며 "작년 초부터 IAH에 베타테스트를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거부해 계약 해지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법적자문도 법무법인을 통해 받았다"고 덧붙였다.

헬게이트런던은 현재 서비스를 중단했다. 확장판 격인 '헬게이트도쿄'가 서비스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