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본격적 형제경영 닻 올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2-14 15:5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매일유업 동원그룹 농심에 이어 삼양도…의사결정, 진행속도 신속 장점

(아주경제 임재천 기자)식음료업계에 형제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과 동원그룹, 농심 등에 이어 삼양그룹도 본격적인 형제경영 행보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사는 최근 주주총회 소집결의를 통해 김윤 삼양그룹 회장의 동생인 김량 삼양제넥스 사장을 삼양사의 등기이사로 새롭게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김량 사장은 현재 삼양사의 식품사업 부문 사장과 삼양제넥스 사장을 겸직하고 있었지만 그동안은 미등기이사였다. 하지만 다음 달에 있을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관된다면 삼양사는 김윤 회장과 동생인 김량 사장 투톱 체제가 된다. 아울러 그룹의 주축인 삼양사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경영에 대한 책임도 무거워진다.

이명주 삼양그룹 홍보부장은 "등기이사에 등재된다면 CEO로서 책임이 무거워질 것이다"며 "본격적인 책임경영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윤 회장과 김량 사장은 현재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양사의 지분을 각각 4.05%, 2.98% 보유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형제경영은 이미 지난해 초부터 기틀이 마련됐다. 창업주인 고 김복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정완 회장과 차남 김정석 부회장, 삼남 김정민 제로투세븐 사장은 현재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김정완 회장은 주력 기업인 매일유업을 비롯해 전체 계열사들을 총괄하고 있고, 김정석 부회장은 해외 사업을 주로 챙기고 있다. 박경배 매일유업 홍보팀장은 "국내 시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외식을 비롯해 해외 수출을 총괄하고 있다"며 "중동과 동남아의 분유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남인 김정민 사장은 육아쇼핑몰 등을 운영하며 유아복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유아용 화장품 시장도 적극 공략 중이다. 3형제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된 셈이다. 매일유업 주식은 현재 김 회장이 15.44%로 가장 많고, 김 부회장이 5.72%, 김 대표가 7.16%를 갖고 있다.

식음료업계에서 가장 먼저 형제경영을 시작한 곳은 동원그룹이다. 형제간의 역할 분담도 가장 확실하게 나눠졌다.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는 금융, 차남인 김남정 동원시스템즈 상무는 식품 쪽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김남구 대표는 금융 분야에 일찍 뛰어 들어 그 능력을 인정받았고, 차남인 김남정 상무는 현재 식품 관련 계열사 순환근무를 통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현재는 그룹 내 건설회사에서 경영수업 중이지만 조만간 주력 계열사인 동원F&B로 복귀,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의 세 아들들은 농심홀딩스 부회장직을 공동으로 맡고 있다. 하지만 업무는 명확히 구분됐다. 모기업인 농심은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 포장재전문기업인 율촌화학은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 유통회사인 메가마트는 막내 신동익 부회장이 각각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율촌화학은 라면 등 식품포장재 관련 필름과 골판지를 제조하는 회사로 농심에 납품하는 액수만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알짜 회사다. 하지만 농심이나 메가마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다.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은 현재 농심홀딩스 주식을 36.88%를 보유하고 있지만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19.69%를 소유하고 있다. 반면 신동익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형제경영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회장 한명이 총괄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것을 챙기기에는 역부족이다"며 "다양한 사업부문을 형제들이 나눠서 경영하다보면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또 "형제경영은 의사결정이 빠른 만큼 사업 진행 속도도 빠르다"며 "리스크 대응능력도 상대적으로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