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개발에 신음하는 한반도] '생성-발전-재생' 선진국 개발…한국 악순환 이유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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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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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라그독·루시옹 개발은 일관성이 가져온 결실<br/>영국 도크랜드 개발은 체계적인 계획이 성과 일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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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동쪽 템즈강 주변의 도크랜드 선착장 모습. 도크랜드는 지난 1970년대 이후 추진된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주거와 업무, 상업기능이 균형을 이루는 성공적인 재개발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성공적으로 국토개발을 진행한 선진국은 국토개발 계획 단계부터 ‘생성-발전-재생’이라는 유기적인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소 30년 동안 도시생성 기간을 계획한 이후, 발전 그리고 재생 과정이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우리가 단기간의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수도권과 대도시 집중현상을 초래한 것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물론 나중에 문제를 발견하고 수도권 억제와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지만, 이 또한 단기 계획에 치중되면서 10여년 만에 도시가 만들어지는 악순환을 밟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보다 산업화가 앞선 선진국들은 국토개발을 어떻게 접근했을까.

◇ 프랑스 랑그독·루시옹 개발

프랑스의 랑그독·루시옹 개발은 1960년대초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에 대한 관심과 드골 대통령의 적극적인 의지에 의해 시작됐다. 초기에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으나, 30년 동안 지속적이고 일관된 범정부적인 지원으로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5200ha(1560만평)에 이르는 방대한 랑그독-루시옹 6개 지역개발은 1963년 설립된 랑그독-루시옹 해안관광개발본부가 중심이 됐다. 이후 국토개발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도시개발도 탄력을 받았다.

프랑스는 1965년 국토 개발업무를 전담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지역상공회의소, 개발은행, 국토개발회사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민관합작공사인 개발회사(S.A.D.H.)를 설립했다.

정부의 집행력에 민간의 신속성과 융통성이 더해지면서 사업의 추진의 속도가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배가됐다.

현재 랑그독·루시옹 지역은 바다와 자연, 호수가 조화를 이루며 250ha에 달하는 도심 내 녹지공간이 조성돼 녹지공간 비율이 20%를 차지하는 쾌적한 도시가 됐다.

이 일대가 새롭게 바뀌면서 과거 스페인으로 향하던 프랑스인 관광객은 물론 북유럽국가의 관광객까지 흡수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 수가 연평균 120만명이 넘고, 이로 인한 관광수입액도 4억유로에 이르고 있다.

◇ 영국 도크랜드의 도시재생사업

영국의 수도 런던 동쪽에 유유히 흐르고 있는 템즈강 일대 도크랜드(Docklands). 18세기에 항구도시로 형성돼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런던의 관문이자 세계 제일의 항만도시였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선박이 대형화되고 신식화된 대형 컨테이너항만에 밀리면서 도크랜드 지역은 쇠락의 길로 들어섰다. 항만관련 시설은 아무 쓸모가 없게 됐고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었다. 결국 1967년에는 동인도 도크(East India Dock)가 폐쇄되기 시작해 1981년 모든 도크가 폐쇄됐다. 도크랜드는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로 넘치는 항구가 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영국 정부는 1976년 재개발 계획을 추진했고, 1978년 중심도시 재개발법을 제정했다. 이와 함께 여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약 2200㏊(665만평) 부지의 도크랜드 개발을 위해 환경부 산하에 런던도크랜드개발공사(LDDC)를 설립, 재생사업을 추진했다.

LDDC에는 부지매입권, 재개발계획 수립 및 부지매각 권한 등을 주고 인프라 구축과 부지조성 후 개별 사업자별로 개발자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했다.

LDDC는 템즈강을 중심으로 카나리 워프(Canary Wharf), 아일 오브 도크(Isle of Dogs), 로얄 도크( Royal Docks), 워핑(Wapping), 설리도크(Surrey Docks) 등 5개 도크로 구분해 개발에 들어갔다.

카나리워프지역은 244m 높이의 50층 규모 금융센터를 비롯해 93만㎡ 규모의 업무 시설, 400실 규모 호텔, 상가, 레스토랑, 기타 위락 시설이 입주해 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아일오브 도크는 위락 센터와 1만2500석 규모의 대규모 실내 스포츠 센터인 런던 아레나(London Arena), 해양레포츠 센터 등이 입주했다.

로얄 도크에는 런던시티공항이 건설됐고 3000가구가 넘는 주택과 8만4000㎡ 규모의 쇼핑센터, 요트장, 23만2064㎡ 규모의 과학·상업 단지, 2만3000석 규모의 다목적 실내 스타디움, 2만㎡ 규모의 전시관, 500실 규모의 호텔 등이 조성됐다.

워핑은 이미 오래 전에 조성된 창고를 이용한 대규모 복합 쇼핑센터와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관광객 유치에 기여했다. 설리 도크는 빅토리아 왕조 시대의 창고를 개축해 주택 3500가구를 건설해 2만명의 상주인구가 거주하는 '런던 브리지 시티' 오피스거리와 쇼핑센터 등 조성해 주거와 사업이 어우러진 지역으로 개발됐다.

도크랜드 재개발에 필요한 재원 마련도 철저한 계획 아래 집행됐다. 우선 기반시설 공사는 정부가 담당하고 수익성이 있는 특정지역 개발은 대부분 민간에 맡겼다.

투자비 83억파운드 가운데 민간자본이 전체의 78%인 65억파운드를 차지했다. 특히 이 가운데 3분의 2가 외국자본이었다. 18억 파운드를 투자한 정부도 땅을 민간에 재분양하는 방식으로 대분의 재원을 조달하면서 큰 어려움 없이 해결했다.

이와 함께 일자리 문제도 함께 해결했다. 지역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근로자는 다른 지역 항만으로 이주 또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서 이주시켰다. 일부는 관광·숙박·음식점 등 전혀 다른 일자리를 만들어 줬다. 이를 위한 재교육과 직업 훈련에 5년 동안 3000만파운드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의 도심 재생사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도크랜드는 고용 기회가 3배 이상 늘어났고, 입주 기업은 5배 증가, 신규 주택 개발지는 4만5000명 가량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게 될 정도로 확 바뀌었다.

도크랜드가 주거와 업무·상업기능이 균형을 이룬 성공적인 재개발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이처럼 영국 정부의 체계적인 개발계획과 민자유치 프로그램, 제도적 지원, 인프라시설 확충 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1981년 7월 설립된 LDDC는 도크랜드 재개발 사업을 계획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뒤 19998년 해체됐다.

◇ 기업과 도시의 성장 모델 일본 도요타시

일본의 도요타시는 나고야에서 동북쪽으로 30㎞ 떨어진 아이치현의 중앙에 위치하며, 면적 290㎢, 인구 35만여명의 도시다. 이 도시는 세계 제1의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사의 본부와 주요 공장이 위치한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도시로 약 1만2000여개의 사업체와 약 19만명의 종사자가 거주하고있다.

도요타시는 특히 기업과 도시의 협력을 통한 지역발전이라는 성장연합 모델을 통해 세계적인 상품 창출과 더불어 지역경제의 눈부신 발전을 이룬 도시모형이다.

1920년대 도요타 자동직기는 공장건설을 위해 보다 넓은 용지를 구하고 있었는데 마침 코로모정에서 도시의 번영을 회복하기 위해 도요타 공장의 유치를 추진했고, 1930년대부터 이곳을 중심으로 자동차 클러스터가 형성됐다.

코로모정은 1951년 코로모시로 승격되었고 1954년 코로모시가 ‘공장유치장려조례’를 시행하면서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1959년에는 도요타사의 자동차산업 성장을 반영하여 시 명칭까지도 도요타시로 변경했다.

이 도시의 발전상을 살펴보면 도요타가 들어서기 전 5만여명에 머물던 인구는 자동차 부품공장이 들어서면서 35만명으로 증가했고 도요타시 주변에는 자동차부품 등 관련기업만 무려 4만9000여 개에 이르고 있다.

도요타시의 성공요인은 기업을 통한 지역혁신체계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클러스터 공간 전체가 한 도시로서 조직화된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산업유치에 있어서도 클러스터화가 용이한 시스템 산업(자동차 산업)을 유치한 점, 클러스터 구성원들의 동적 변화와 발전능력 제고를 통해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기업도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특별기획취재팀
팀장=김영배 부장, 정수영 차장, 권영은·유희석·박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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