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역 KTX 탈선 원인은 '외주업체서 수리한 선로전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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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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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당일 외주업체에서 수리… 인원감축인한 시설물 유지보수 안전 논란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지난 11일 발생한 KTX 탈선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선로전환기'를 사고 당일 새벽 외부 업체에 의해 수리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열차 운행의 핵심 안전장치인 선로전환기를 외부업체에서 허술하게 관리하다보니 이상신호를 감지하고도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코레일은 인력운영 효율화 등을 위해 최근 몇년 새 선로시설물 유지보수 업무의 민간 위탁을 늘려오고 있으며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14일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11일 새벽 0시부터 4시 사이에 코레일이 위탁한 한 민간 외주업체 소속 직원이 광명역 부근 일직터널 내에 설치된 선로전환기 컨트롤 박스에서 낡은 케이블 등을 발견, 수차례에 걸쳐 보수 작업을 했다.

이 외주업체는 입찰을 통해 코레일의 일부 시설물에 대한 유지보수 업무를 위탁받은 상태였으며, 외주업체 소속 직원은 사고당일 선로전환기 컨트롤 박스에서 낡은 케이블과 함께 너트(7mm) 등도 함께 교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너트 등의 조임새에 문제가 발생, 선로전환기 이상작동으로 인한 ‘선로 불일치’ 등의 현상이 일어났고 코레일 소속 직원이 재차 보수에 나섰지만 원인을 해결하지 못해 KTX의 탈선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선로전환기 컨트롤러를 수리한 직원이 낡은 케이블을 교체하다 너트를 잘못 교체했는지, 컨트롤러 자체 문제로 느슨해진 것인지는 정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철도운행의 안전과 직결된 선로전환기 컨트롤 박스를 외주업체 직원이 1차적으로 보수하면서 제대로 된 점검과 수리가 이뤄졌는 지에 대한 여부다.

코레일은 그동안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전체 인력의 15% 가량인 5115명의 정원을 감축하면서 정비와 시설, 전기 등 철도의 유지보수 업무를 외주화하거나 인원을 축소했다. 고속철도 광명역 구간 외에도 최근 경춘선과 전라선 구례사업소 구간, 수도권 광역철도 덕소사업소 구간의 시설 유지 보수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 한 관계자는 “광명역 탈선사고는 최근 몇년새 감축해온 평상시 순회 검사업무와 민간 외주위탁 확대 등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며 “철도 안전과 직결된 철도 정비업무에 대한 업무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광명역 선로전환기의 보수를 외부직원이 담당하면서 코레일 관제센터 등과 충분한 보고나 협의가 이뤄졌는 지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이날 유지보수반에서 선로전환기를 미처 고치지 못했던 사실을 관제센터에서 알고 있었더라면 선로전환기를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 다른 한 직원은 “업무 체계상 외주 업체가 코레일 직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보고하는 경우는 없다”며 “이날도 외부업체 직원이 직접 관제센터 등에 보고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코레일 관계자는 “광명역 일부 구간의 시설유지 보수 공사를 전체적으로 외부업체에 줘서 공사를 진행했으나 철도공사 직원이 관리자로 입회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정확한 사고원인을 가리기 위한 조사가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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