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원자재와 중간재 등에 대한 실수요 증가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농산물값 상승에 기인한 '에그플레이션'에 이어 '비용상승(코스트푸시)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수입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4.1% 급등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의 18.0%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3월 -4.3%에서 4월 5.1%로 상승 전환한 뒤 5~10%대의 분포로 오르다 12월 들어 12.7%로 상승폭을 키웠다.
수입물가가 급등한 것은 원유·철광석·농림수산품 등 원자재 가격이 24.2%나 올랐고 수입물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간재가 10.8%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기상이변에 따른 작황 부진과 글로벌 유동성이 실물자산에 대거 유입되고 있어 원자재·중간재 가격은 앞으로도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 상승률은 14.5%로 원화기준보다 높았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수입물가 상승을 다소 상쇄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환율이 당분간 1100원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 환율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입물가 상승세는 국내 생산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월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 오르며 지난 2008년 11월(7.8%) 이후 2년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도 1.6%를 기록하며 지난 2008년 7월(1.9%)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수입·가공 단계의 물가 급등으로 3~5월 소비자물가는 한은의 중기 물가목표치 상단(4.0%)을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서울우유가 업소용 우유 가격을 최대 65.9%까지 인상하고 남양유업·매일유업·동원F&B·푸르밀 등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우윳값이 오르면 커피·제빵 등 관련업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수입물가 상승과 구제역 여파 등으로 중간재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임수영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수입물가에 반영됐다”며 “이는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동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기가 정체된 상황서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낮은 4%대 초중반으로 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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