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서 반정부 시위..경찰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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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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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고 현지 매체가 16일 전했다.

현지 웹사이트인 `리비아 알-윰'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벵가지에서 15일 밤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반정부 구호를 외치다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는 경찰 및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지지자들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올해 초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으로 독재권력이 무너진 이후 리비아에서 처음 일어난 이번 시위는 2006년 이슬람주의자 집회 때 숨진 14명의 유족이 벵가지 경찰서 앞에서 인권변호사인 페티 타르벨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고 온라인 뉴스포털인 알-마나라는 전했다.

어떤 이유로 체포됐는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타르벨 변호사는 이들의 요구로 풀려났고 이후 이들 유족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는 벵가지 시내의 샤자라 광장으로 몰려가 "국민은 부패 청산을 원한다", "순교자의 피는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곧 돌과 화염병으로 무장한 이들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관 10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 다쳤다고 현지 민간 신문인 쿠리나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리비아 관영 매체들은 이번 시위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은 채 수도 트리폴리와 벵가지 등지에서 벌어진 카다피 국가원수 지지 시위 소식만을 전했다.

벵가지의 한 주민은 "500∼600명이 이번 시위에 참여했다"면서 "그들은 `혁명위원회(지방 정부)' 청사로 몰려가 돌을 던지는 등 시위를 벌였으나 현재는 소요가 진정된 상태"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는 이날 시위대에 대한 양보 조치의 하나로 아부 살림 교도소에 수감된 `리비아 이슬람 투쟁 그룹' 소속 회원 110명을 석방하기로 했다고 인권운동가들이 전했다.

트리폴리 인근에 위치한 아부 살림 교도소에서는 1996년에 이슬람 무장대원과 정치범 등 수감자 1천여 명이 정부군이 쏜 총탄에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리비아에서는 1969년 9월 무혈 쿠데타로 왕정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카다피 국가원수가 42년째 집권하고 있으며, 그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은 2인자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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