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로 비교해 본 투자 적격은행은 '어디?'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내 금융회사들이 지난 한해 견실한 실적을 올리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탈피한 모습이다. 한동안 말 많았던 최고경영자(CEO) 선임도 얼추 마무리 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 안정적인 투자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투자적격도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자기자본수익률(ROE)로 따져봤을 땐 어떨까. 아직 대다수 금융사들은 투자적격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으며, 대형 금융회사일 수록 지수가 낮았다.

1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인 KB금융지주의 ROE는 지난 한해 0.54%에 그쳤다.

ROE란 기업이 주주 소유의 자기자본을 투입해 주주 몫으로 되돌아오는 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로,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구한다. 투자자들은 ROE를 통해 기업의 사업 경쟁력, 수익 창출력, 주주가치 확대능력, 총괄적인 경영능력 등을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ROE가 12%를 넘어야 투자적격 우량기업으로 간주한다. 금융회사는 적어도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높은 ROE를 유지해야 투자자를 유치하기 용이하다.

KB금융의 경우 자기자본이 16조3000억원, 지난해 순이익이 88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투자메리트가 낮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상황은 여타 대형금융지주사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조원대의 순이익을 올린 우리금융지주도 ROE는 8.8%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년의 7.9%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됐지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7년(15.4%)의 절반에 불과하다.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2조원대의 실적을 올린 신한금융지주 역시 11.7%로 투자적격 기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3년 만에 1조원대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나 ROE는 9.95%로 업계 평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에 3.38%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한 셈이지만, 아직 수익창출 능력이 완전히 개선됐다고는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실현되면 ROE는 13%대로 급등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 지난달 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밸류에이션 향상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한 바 있다.

대형 금융지주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중형급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ROE를 보였다.

올해 1조 클럽에 가입한 IBK기업은행은 안정적인 자산증식과 부실관리에도 14.2%의 우수한 ROE를 기록했다.

외환은행은 16.8%의 ROE로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은행 중에서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기업 평균보다 높은 ROE를 기록한 것은 외환은행이 유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전에 대형은행들이 무리하게 자산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여파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다면 올해는 대다수 은행이 12% 이상의 ROE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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