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사태, 조흥원 조합장의 오만에서 비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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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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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재천 기자)서울우유의 '4시간 반란'이 실패로 돌아갔다.

서울우유는 지난 16일 업소에 제공하는 우유 값을 최대 65.9%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강력한 물가 억제 정책에 식품업계에서는 최초로 반기를 든 셈이었다. 일각에서는 용기가 가상하다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서울우유는 발표 4시간 만에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실무부서의 납품가격 의사 타진 과정에서 공문과 보도 자료가 잘못 발송되어 오류가 발생했다고 변명했다. 우유 값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서울우유의 이번 결정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했을 때 분명 '최고 결정권자'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했던 일이다. 서울우유는 일반 기업과 달리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모든 결정은 '조합장'이 한다. CEO인 셈이다.

서울우유 조합장은 4년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현재 조합장을 맡고 있는 조흥원 조합장도 정확히 3년 9개월 전에 조합원들의 선거를 통해 조합장에 당선됐다.

재임기간 동안 치적도 적지 않다. 업계 최초로 제조일자 표시제를 도입하는 등 소비자를 위한 정책도 다양하게 펼쳤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각종 기관에서 수여하는 상도 많이 수여했다. 찬사를 한 몸에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 '우유 값 사태'와 관련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지만 '진정으로 책임을 져야 할 일'에서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있다는 것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들의 해명도 안쓰럽다. "실무진에서의 단순한 결정이었다"며 "조합장까지 연결하는 것은 무리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4년 임기 중에 3년 9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조흥원 조합장이 무서울 게 뭐가 있겠느냐"며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레임덕이 아니고 뭐냐?"라고 반문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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