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오토바이 부품, 전기제품, 피혁제품 분야 등 중국의 대표적인 제조업 생산기지인 원저우(溫洲)의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제일재경일보)는 원저우시의 제조업이 점차 쇠퇴하고 시중의 여유자금이 투기상품으로 몰리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그동안 풍부한 자금과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기업의 투자 1번지로 손꼽혔던 원저우시가 최근에는 매출하락,투자감소로 심각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는 것.
원저우의 한 상인은 "제조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원저우중소기업촉진회의 저우더원(周德文) 회장은 "전반적으로 전통 제조업의 전망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저우 지역 매체에 따르면, 과거 10년 간 원저우의 투자율은 35% 수준에 그쳐 전국 평균인 67%에 크게 뒤졌다. 작년 상반기 원저우의 투자증가율은 전국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투자총량은 같은 저장성(浙江省) 지역인 항저우의 25.7%, 샤오싱(紹興)의 49%에 불과하다.
특기할 점은 원저우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 자금이 8000억 위안(약 100조 원)에 달한다는 점. 돈이 남아돌고 있지만 제조업에 몰리는 자금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제화업의 경우, 원저우시는 생산부터 포장, 관련 기계 제조까지 다른 지역보다 훨씬 탄탄한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과 원가상승 등 이유로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도산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한창때 1000여 곳에 달하던 라이터 생산업체도 현재 100여 곳만 영업중이다. 원저우 제조업관계자는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으로의 산업전환이 필요하지만 원저우에서는 이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제조업은 날로 썰렁해지는 반면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벼락부자'를 꿈꾸는 투기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원저우 상인들이 실물 제조분야보다는 투기를 통한 단기차익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찍 제조업 기반을 다진 원저우가 성공적으로 산업전환을 완성하고, 실물경제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재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원저우는 고등교육시스템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우수한 인재의 배출과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저우 실업가들은 교육,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우수한 연구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전통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생산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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