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도끼 가는 노파와 이노비즈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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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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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고사성어 '마부위침(磨斧爲針)'에는 숨겨진 일화가 있다. 바로 당나라의 시인 이백(李白 701~762)의 어렸을 적 이야기다.

내용은 이렇다. 이백은 상의산(象宜山)에 들어가 학문을 배웠는데, 어느 날 공부에 싫증이 나자 스승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책을 싸들고 산을 내려와 버렸다. 산 아래 계곡에 이르렀을 때 이백은 한 노파가 바위에 도끼를 갈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시퍼렇게 날이 선 도끼를 갈고 있는 까닭을 묻자, 그 노파는 "바늘을 만들려고 도끼를 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다란 도끼를 간다고 바늘을 되겠냐는 질문에 "그럼 되고말고.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이라고 말했다. 노파의 끈기에 크게 감명받은 이백은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가 학문에 정진했다.

지난 17일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하 이노비즈협회) 이·취임식에 참석한 기자의 머릿속엔 '마부위침' 일화 속 노파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달려온 협회 모습과 꽤 닮아 보였다.

특히 지난 해 3만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낸 것은 '마부위침'을 바탕으로 협회 회원사 모두가 일심단결 했기에 가능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판매대금 회수 지연,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의 고충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의미가 크다.

한승호 전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지난 해 3만2000여개의 고용 창출은 협회의 자긍심"이라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소기업의 고용 창출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1사1인 채용캠페인을 통해 고용 창출에 힘써 온 협회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수태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회장이 돼 영광스럽기에 앞서 책임감이 막중하다"며 올해 4만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도끼를 갈던 노파는 결국 명품 바늘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힘들다고 좌절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전진해 나간 노파처럼, 협회와 회원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용창출의 해로 만들어 갈 수 있을 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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