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는 주가 하락에 배팅하는 상품 아닌가요. 요즘 같은 약세장에 왜 수익률이 안 좋은지 모르겠어요."
증시 하락을 방어하거나 완만한 오름세를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새내기 커버드콜 ETF가 계속되는 코스피 약세에도 상장 사흘 만에 손실을 냈다.
커버드콜 ETF는 현물 주식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시세보다 높은 행사가를 가진 콜옵션을 매도한다. 현물 값이 떨어지면 콜옵션을 팔아 하락분을 상쇄시킨다.
증권가는 콜옵션을 매도하는 시점에 따라 수익률도 결정된다고 조언했다. 일시적인 현물 값 하락을 콜옵션 매도로 메우는 만큼 상장 초기부터 커버드콜 ETF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이야기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마이다스 커버드콜 상장지수투자신탁'은 상장일인 15일부터 17일까지 3거래일 동안 1.64%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1.85% 내렸다.
이 상품은 국내 첫 상장한 옵션투자전략 활용 ETF다. 벤치마크는 한국거래소 코스피200 커버드콜 지수다. 펀드 가격은 1좌에 1만원이다.
커버드콜 전략을 통해 코스피200이 떨어지거나 완만하게 상승할 경우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에 따른 수익이 보태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코스피200이 옵션 행사가 이상으로 오르면 수익률도 제한받을 수 있다.
15일 상장한 거래소(KRX) 커버드콜지수를 보면 코스피200이 1개월간 5% 이상 오르지 않으면 기준대비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상장 당시 "급등장에서 수익이 일부 제한되지만 완만한 상승장이나 횡보장, 하락장에서는 지수 대비 우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조면에서 보면 상장 이후 증시가 낙폭을 키운 만큼 커버드콜 ETF는 수익을 내야 한다. 이에 비해 실제 성과는 코스피 하락률에 거의 비례해 손실을 냈다.
증권가는 커버드콜 ETF가 가진 특성을 이유로 들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펀드연구원은 "커버드콜 ETF는 기본적으로 현물을 매매한다"며 "현물 주식이 하락할 때 이를 방어하기 위해 미리 사뒀던 콜옵션을 일정한 시점에 도달했을 때 매도한다"고 전했다.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시기에 이르렀을 때 콜옵션을 팔아 현물 하락분을 방어한다는 이야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변동성을 높이고 있지만 추세적인 하락 국면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커버드콜 ETF도 현물 포지션을 정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물 포지션 하락폭이 높아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으로 상쇄하기에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리 상품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 연구원은 "특정 시점에 도달해야 커버드콜 전략이 효과를 본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현물을 매매한다는 점 또한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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