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콜머니 차입 1년새 50%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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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2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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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국내 20대 증권사가 콜머니 차입을 1년 사이 50%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에서 콜 차입을 자기자본 범위로 제한하고 나섰으나 실효를 못 내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 증권사는 분기별 결산시에만 일시적으로 콜 차입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20대 증권사를 보면 작년 말 콜머니 잔액은 7조9947억원으로 전년 같은 때 5조2411억원보다 52.54% 증가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으로 1년 만에 426.96% 늘었다. 2700억원에서 1조4228억원으로 1조원 이상 많아졌다.

2번째는 메리츠종금증권으로 219.36%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이 각각 176.66%와 133.33%, 131.63%로 3~5번째로 많이 늘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콜머니 잔액에서도 1조422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2번째인 동양종금증권 8464억원으로 우리투자증권보다 절반 가까이 적었다.

이어 대우증권(7584억원)과 메리츠종금증권(4471억원), 신한금융투자(4114억원) 순으로 많았다.

주요 증권사는 2%대 중후반 금리인 콜을 차입해 이보다 높은 이율을 나타내는 장기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 시장금리으로 주요 증권사가 채권을 사들이면서 콜 차입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가 당시 콜을 차입하면서 적용받은 익일물 금리는 2%대 초반"이라며 "우량 회사채 금리가 3%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는 연 0.5%(50bp) 이상 차익을 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20대 증권사는 작년 말 채권 편입을 전년 같은 때보다 19% 가까이 확대했다.

콜 잔액 4위와 증가율 2위를 기록한 메리츠종금증권 채권 잔액은 1년 사이 160% 이상 늘렸다. 동부증권도 120% 넘게 증가했다.

콜을 차입해 채권에만 투자한 것은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2월 말이 되면 계절적인 요인이 작용해 콜머니 차입도 증가한다"며 "이때 대형 기관이나 법인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작년 주식시장 호조로 연말에 자금을 인출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가 작년 증권사 콜 차입을 자기자본 100% 이내로 제한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다.

작년 말 기준 국내 20대 증권사 자기자본은 모두 28조2180억원이다. 이에 비해 콜 잔액은 7조9947억원으로 전체 자기자본 대비 30% 미만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70.15%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동양종금증권이 65.23%, 하이투자증권 55.81%, 우리투자증권은 55.16%로 3개사도 50% 이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콜은 짧게는 하루짜리 상품도 많다"며 "분기별 결산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차입을 줄이기도 하는 만큼 실제 비중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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