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를 달리고 있는 렉서스 CT200h |
지난 18일 인천 영종도에서 이 차를 타 봤다.
렉서스 CT200h 실내외 모습 (사진= 김형욱 기자) |
하이브리드자동차 답게 운전석에 앉으면 먼저 시동이 걸려있는지 확인해야 할 정도로 조용하다. 계기판 및 센터페시아도 잘 정돈 돼 있다. 디스플레이 조작을 마우스 형태로 하는 점이 독특하다. 특허기술이라는 게 동승 직원의 설명이다.
총 4가지 모드로 운전할 수 있다. 연비 무한대의 전기모드(EV), 연비를 극대화 한 에코모드, 성능을 높이는 스포트모드, 그리고 일반모드가 있다. 다이얼식 버튼으로 간단히 조작할 수 있다.
전기모드는 오로지 배터리 만으로 움직인다. 다만 완충시에도 총 2㎞, 시속 45㎞ 이내 속도로만 가능하다. 배터리가 다 되면 일반모드로 자동 변경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기모드로 놓으면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안에서도 밖에서도 소리가 전혀 안 난다. 보행자가 차를 인식하지 못해 위험하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출발 후 에코모드로 전환했다. 계기판에 은은한 푸른 빛이 감돈다. 반대로 스포트 모드일 땐 붉은 색 빛이 들어온다. 재미있다. 현재 차량 상황을 보기 위해 디스플레이는 ‘에너지 모니터’로 맞췄다. 배터리와 전기 구동 상황을 알려준다.
이 차는 힘껏 달리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고성능차의 가속력을 상상하면 곤란하다. 1.8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 배터리는 국내 준중형차 급의 최대 136마력의 출력을 내지만, 가속력은 이보다 낮게 느껴진다.
가속력에 의미를 두지 않은 만큼 스포트모드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알피엠 표시 대신 충전(Charge)-에코(Eco)-파워(Power) 표시가 나온다. 에코모드 주행시 시속 100㎞에서 가속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ℓ당 20㎞ 이상의 연비운전이 시작되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그 이상의 가속도 가능하다. 하지만 연비나 소음 측면을 감안하면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좀 더 가속하기 위해 스포트 모드로 전환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알 수 있는 확연한 힘의 차이가 느껴진다. 시속 140㎞까지 무난히 가속한다. 단 연비는 평범한 소형차 수준인 6.9ℓ/100㎞(한국기준 14.5㎞/ℓ, 이 차의 표시는 유럽 기준으로 돼 있음)까지 떨어진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에서 나는 풍절음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매우 조용하다. 같은 엔진을 쓰는 프리우스 이상이다.
자동차 경주하듯 급격한 핸들링을 해 봐도 안정감은 여전하다. 렉서스 최초로 주행 충격을 완화해 주는 ‘퍼포먼스 댐퍼’를 적용했다는 게 동승한 직원의 설명이다.
실내는 넓지 않다. 전기 배터리를 탑재한 소형 하이브리드카 치고는 여유가 있지만 그래봤자 소형차보다 조금 넓은 수준이다. (엑센트보다 축거가 3㎝ 길다) 가끔씩이라면 성인 4~5명이 타면 무난하다. 해치백 특성상 뒷좌석을 눕히면 최대 985ℓ를 수납할 수 있다.
가격은 기본형이 4190만원, 7인치 디스플레이, 메모리 시트 등을 더한 고급형이 4770만원이다.
기왕 산다면 굳이 내비게이션을 따로 달 필요 없는 고급형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도요타(프리우스)에 400만원 얹어 렉서스(CT200h)를 살 수 있는 기본형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30~40대 비교적 젊은 여성이 선호할 만하다. 렉서스 ES350이 ‘강남 쏘나타’라면 이 차는 ‘강남 마티즈’ 쯤으로 불릴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은퇴한 노부부가 멋진 해변을 드라이브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차 전반에 걸쳐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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