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해 11월 일본 TV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2008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지 2년여만의 재도전이었다.
일본 소비자들은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시장 점유율이 샤프(54.5%)와 파나소닉(22.1%), 도시바(10.8%), 소니(9.7%), 히타치(2.7%) 순으로 일본 업체가 99%를 이상을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 1위인 삼성전자도 일찌감치 포기하고 철수한 시장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급 품질력으로 정면 승부해 성공을 거두겠다는 전략으로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구매력이 높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개설했다. 차후 유통망을 넓혀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LG전자측은 22일 “재진출 당시와 비교해 현재 유통망이 추가 확대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판매량 역시 만족할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4분기 LCD LED 등 평판 TV 판매량이 1만3000대 수준”이라며 “LG전자가 첫 일본 시장에 진출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적”이라고 전했다.
국내 TV업계의 한 관계자도 “시장에 진입한지 석 달 밖에 안 된 상황이라 단언하긴 이르지만 일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한국 TV에 대한 호기심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 TV시장 자체가 침체기로 접어들어 당분간은 긍정적 신호가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 더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까지 LCD LED 등 저전력 TV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에코포인트제를 실시하면서 TV수요가 크게 늘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일본 내수 평판TV 판매량은 2009년 1300만대에서 지난해 2400만대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당분간은 교체 수요만 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지목현 연구원은 “LG전자가 일본 TV시장에서 초반 3%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면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일본 시장 자체 전망이 밝지 않아 LG전자 뿐 아니라 현지 업체들의 판매량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재진출 선언 당시 3년 내 두자릿수 점유율을 목표한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에코포인트제도로 소니 등 일본 자국 브랜드가 수혜를 크게 입어 당장 LG전자 TV가 좋은 실적을 내긴 어렵다”며 “일본 시장은 워낙 까다로운 시장인 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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