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지난해 5월 인수금액 200만 달러에 스리립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나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최근 화웨이에 스리립 자산매입을 철회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최종 인수가 수포로 돌아갔다.
미국 당국은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 설립한 회사인 만큼, 스리립의 민감한 기술이 인민해방군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근거로 인수에 반대했다.
특히 상무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양사의 매입과 매각에 대한 취소명령을 내리도록 건의했다. 화웨이는 그동안 백악관의 최종 입장을 기다려왔지만 입장변화가 없자 22일 정식으로 계약 철회를 선언했다.
이에 더해 상무부는 "최근 몇 년간 미국은 자국의 안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중국기업들의 대미 투자활동을 방해해 왔다. 이 같은 행태는 중미 경제협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정하고 투명하며 개방적인 투자환경은 중미 양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며, 세계경제회복에도 순기능을 한다"며 "미국의 유관부문이 선입관을 버리고 보호주의 조치를 해제하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중국정부는 앞으로 양측의 소통을 통해 중국기업의 합법적인 이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화웨이는 미국에서 다섯번째 좌절을 맛보게 됐다. 화웨이는 2007년 베인캐피탈과 함께 3com을 인수하려 했지만 안보문제에 걸려 좌절됐다. 이후 화웨이는 노텔네트워크, 모토로라, 2와이어 등의 인수합병을 꾀했었다. 하지만 가장 높은 입찰금액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안보문제로 무산됐다.
이번에 인수에 실패한 스리립은 경쟁관계에 있는 시스코시스템에 맞서기 위한 포석이었다. 화웨이는 인수금액으로 지난해 매출액(280억 달러)에 맞먹는 200억달러를 제시하며 공격적인 자세를 견지했지만 다시 한번 한계를 실감하게 됐다.
한편 화웨이사는 영국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 대비해 추진중인 런던 지하철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 사업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하고 나섰다. 이번 사업은 사업규모가 약 5000만 파운드(한화 약 912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의회의 한 의원은 이와관련, ‘매우 민감한’ 휴대폰 네트워크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안보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