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철도부가 떠안고 있는 부채가 무려 1조5000억 위안(한화 약 257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오는 2014년 중국 철도부 부채규모가 사상 최고치에 달하면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궈징지저우칸(中國經濟周刊·중국경제주간)은 2009년 중국 철도부 회계 감사 보고서를 인용, 2009년 말 기준 중국 철도부 부채 총액은 1조3033억8600만 위안(한화 약 223조원)에 달한다고 22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조3000억 위안의 부채에서 장기 부채액(은행대출 및 채권융자)은 8548억 위안, 유동부채는 4486억 위안에 달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철도부가 지난 해 1~11월 철로 건설 투자에 6067억 위안을 쏟아 부은 반면 같은 기간 거둬들인 운수 총 수입은 이보다 적은 4120억 위안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부채는 1조3000억 위안보다 2000억 위안 늘은 1조500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추정된다.
리쉐룽(黎雪榮) 중터우(中投)고문 연구원은 “한 기업의 부채 상황능력은 당좌비율(Current Ratio)과 산성시험비율(Acid Test Ratio)로 평가된다”며 “중국 철도부의 당좌비율과 산성시험비율이 다른 업계에 비해 현저히 낮은 만큼 단기 채무 불이행의 리스크가 비교적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민성(民生)은행도 ‘2010년 중국 교통운수업 발전보고서’를 발표해 철도부 부채규모가 급증하면서 2009년 한 해 지불한 이자만 400억 위안(한화 약 6조8000억원) 이상이며, 앞으로는 1000억 위안을 초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중국 철로 건설자금 출처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48.83%에서 2009년 70% 이상까지 증가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자산 부채율도 매년 급증해 2012년에는 70%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철도부 관계자들은 “중국 철로사업의 전체적인 부채 수준은 안전하고 통제가능한 수준이며 고속철 발전이 부채 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세간의 염려를 불식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부는 향후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철도부가 안고 있는 부채를 따로 떼냄으로써 향후 철도사업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고속철의 만성적인 적자에 대한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의욕만 앞세워 과잉 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일반 철도의 ㎞당 건설비는 5000만~6000만 위안에 불과한 반면 고속철 건설비는 1억 위안이 소요된다.
현재 고속철 건설에 투자된 막대한 건설비와 운영비 대부분은 대출금이다. 따라서 투자비를 조기 회수하기 위해 철도부는 고가의 요금을 책정했으나 승객들이 항공료에 버금갈 만큼 비싼 요금 때문에 이용을 기피하면서 만성 적자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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