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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우성아파트 앞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상가. 이곳 중개업소들은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비교적 한산했다. |
(아주경제 유희석·이혜림 기자) “현재 전셋값이 오를 대로 올라서 더 이상 오르기는 힘들 거에요. 다만 봄 이사철이 되면 적체된 물량이 소진되면서 강보합세를 나타낼 겁니다.”(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22일 오전 11시쯤 서울의 주요 학군인 대치동 우성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밀집지역. 이곳 부동산 중개업소는 비교적 한산했다. 지난달 전셋집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던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전셋값도 지난달 보다는 조금 떨어졌으며 매물도 늘었다.
실제로 이곳 중개업소들은 강남권을 비롯해 양천구 목동 등 주요 학군 지역의 전세가격 급등세가 이미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개학을 앞두고 학군 수요가 마무리되면서 물건 찾기가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란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4%나 급등했던 강남구 대치동 전세가격은 지난달 0.87%로 상승폭이 줄더니 이달에는 18일 현재까지 0.2% 떨어졌다. 주간변동률 기준으로는 지난주 0.15%나 떨어져 하락폭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치동 중앙 공인중개 관계자는 "현재 3월 개학을 앞두고 학군을 위한 수요가 줄어들어 전세시장은 한산하다"며 "지난달 약 4억원 선에 거래되던 삼성 래미안 105㎡ 전셋값이 최근 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인근 대영 공인중개 관계자도 "최근 전반적으로 전세가격이 빠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대치동은 청실아파트가 향후 전세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청실 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시행인가가 완료되면서 약 1300가구에 이르는 주민들이 오는 6월쯤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목동과 노원구 중계동 등 서울의 다른 주요 학군지역 전셋값도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목동지역 전셋값은 이달들어 18일까지 0.06% 오르는데 그쳤으며 중계동 전세가격 변동률도 지난달 상승률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0.16%를 기록했다.
목동에 위치한 리츠 공인 관계자는 "목동신시가지 6단지의 115㎡ 전세물건이 지난달 4억2000만~4억3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들어서는 3억8000만~4억원 선으로 떨어졌다"며 "학군 수요는 마무리됐지만 비싼 전셋값으로 신혼부부 등의 유입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무섭게 오르던 잠실동에서도 전세난이 조금씩 풀리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잠실동 전세가격은 지난해 12월 4%, 지난달 2.32%로 급등세를 보였으나 이달들어서는 0.06% 상승에 그쳤다.
잠실동 복음 공인중개 관계자는 "그동안 중개업소 단속으로 영업을 못한 날이 많아 전세 물건이 좀 쌓여 있는 상태"라며 "학군 수요도 마무리돼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대치동·목동·중계동 등은 학군 수요 비중이 큰 지역이기 때문에 개학을 앞둔 지금은 20~30% 정도 전세수요가 빠진 상태로 볼 수 있다"며 "특정 지역의 일시적 현상일 뿐이지 전반적인 전세값 하락의 신호탄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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