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국내 20대 증권사가 1년 사이 차입금을 40%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증권사 차입금이 최대 8000억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업계 평균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됐다.
연말마다 콜 차입이 어려워지는 만큼 증권가 차입금도 이맘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 왔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20대 증권사 차입금은 작년 말 6조1885억원으로 전년 같은 때 4조3711억원보다 41.58% 증가했다. 대차대조표상 은행·종금·기타차입을 모두 합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이 1년 사이 85.65%(7831억원) 증가한 1조6973억원을 기록하면서 2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1조원을 상회했다. 현대증권은 9477억원으로 2번째로 많았다.
2개사를 제외하면 차입금이 5000억원 이상인 회사는 대신증권(5005억원)뿐이다.
동양종금증권과 신영증권, 한화증권 3개사는 전년 같은 때 없던 차입금이 생겼다. 동양종금증권이 110억원, 신영증권 300억원, 한화증권은 2000억원을 차입했다.
증가율을 보면 유진투자증권이 146.61%로 가장 높았다. 차입금은 1528억원에서 3770억원으로 증가했다.
2위는 NH투자증권으로 1779억원에서 4145억원으로 132.95% 늘었다.
미래에셋증권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100% 이상 증가율을 보였다. 대신증권(89.05%)과 현대증권(87.39%)은 80% 이상이다.
주요 증권사는 연말에 단기자금 성격으로 차입금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말이면 상대적으로 짧은 만기를 가진 콜 차입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자금 운용 차원에서 미리 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며 "연말에는 차입하기 힘든 콜보다는 차입금 형태로 자금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일부 회사에서는 신용융자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도 차입금 증가 원인으로 꼽혔다.
자기자본투자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 또한 이유로 제시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확대로 투자은행(IB) 사업을 강화하면서 차입금을 늘린 회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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