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동·서부 간 농민공 ‘쟁탈전’에 설상가상으로 해외 업체들의 중국 농민공 ‘모셔가기’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문회보)는 최근 중국 각 지역 공항에서는 매일마다 출국하는 농민공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며 심지어 농민공을 모셔가기 위한 특별 전세기까지 운항되고 있는 상태라고 22일 보도했다.
상하이 시내 한 해외취업 알선 소개소 관계자는 “지난 해 말부터 올해 춘제기간까지 해외취업 알선 업무가 30% 이상 증가했다”며 “특히 카타르, 아랍 에미리에트 등 중동 지역에서 건설 노동자나 목수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에서 근무하면 더 많은 돈을 벌기 때문에 창장(長江) 삼각주에서 근무하던 숙련 노동자들이 하던 일을 그만 두고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두바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한 농민공은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1년 일하면 순수입만 최소 5만 위안(한화 약 860만원)이다”면서 “숙련 노동자의 경우 연봉은 10만 위안을 넘는다”고 말했다. 이는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화이트컬러족 임금을 뛰어넘는 액수다.
뿐만 아니라 1년 이상 장기계약을 체결하면 보험 의료 등 방면에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많은 농민공들이 해외 일자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늘어나면서 해외에 소재한 중국계 기업에서 농민공을 모집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뉴질랜드·캐나다 등 출산율이 낮은 국가에서도 농민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상하이 푸둥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춘제 이후 중동이나 아프리카 지역으로 출국하는 농민공 숫자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 출입국의 한 관계자는 “크고 작은 캐리어를 끌고 나가는 농민공들로 북새통을 이룬다”며 “마치 중국 춘제 기간 기차역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쑤성 둥하이(東海)현 정부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해외로 출국한 근로자 수는 모두 10만명, 특히 2010년 말에는 2만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외 취업을 위해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무부도 올해 말까지 해외로 파견된 근로자 수는 총 543만 명으로 이 중에는 외국업체에서 직접 전세기를 빌려 근로자를 모시고 간 사례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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