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23일자에 따르면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ENI와 스페인의 렙솔-YPF가 22일 리비아에서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리비아의 급유항 네 곳 중 두 곳이 잇따라 문을 닫아 정유업계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렙솔-YPF는 이날 하루 25만 배럴을 생산하는 앨샤라라 유전에서의 원유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렙솔은 엘샤라라라 유전에서 일부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어 하루 3만5000톤을 생산해왔다. 이같은 행보는 리비아의 국영 석유업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리비아에서 하루 24만4000 배럴의 가스와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이탈리아 국영에너지기업 ENI도 이날 원유와 가스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ENI는 성명에서 원유 생산 시설에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지난 21일에는 리비아에서 원유를 하루 10만 배럴을 생산하는 독일의 바스프도 생산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생산 중단은 전체적으로 하루 35만 배럴의 생산량 감소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는 리비아 전체 생산의 22%로, 그리스의 수요와 맞먹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중단하지 않은 일부 ENI 시설을 감안하면 감축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경영진들은 이같은 생산 중단 사태가 늘어나 하도급업체에 영향을 끼쳐 결국엔 원유업계가 완전히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이같은 사업 중단이 유가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무역회사인 비톨의 이안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에서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혼란 상황이 있는 만큼 이는 가격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요사태가 점점 더 악화일로에 치닫자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미 리비아의 감축량을 상쇄시킬만큼 생산을 늘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시장에 원유가 잘 공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리비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원유 시장에는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공급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경우 즉각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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