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인 악재들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겨 채권시장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금융투자협회·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22일 현재 3.89%로 지난달 말의 3.96% 대비 0.07%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설 연휴 직후인 지난 7일에는 4.10%까지 올랐으나,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완만한 하락세를 그렸다.
국고채 5년물 금리도 지난달 말 4.41%에서 이달 7일 4.51%까지 올랐으나, 이내 우하향하며 최근에는 4.32%까지 떨어졌다.
단기상품인 통화안정증권(364일물) 금리도 지난 7일 3.65%에서 3.56%로 0.09%포인트 떨어졌으며, 만기가 가장 짧은 콜금리(익일물)도 2.75%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우량 회사채에도 돈이 몰리며 회사채 3년물(AA-) 금리가 지난 7일 4.86%에서 보름 만에 4.67%까지 내려왔다.
이처럼 국내 채권시장에 돈이 몰리는 것은 △북아프리카·중동지역 시위사태 △뉴질랜드 지진 △유로존 금융불안 △무디스의 일본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카다피 정권이 시위대 진압을 위해 전투기까지 동원하는 등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뉴욕 증시는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반사효과도 일부 작용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3조6117억원을 순매도하며 최근 요동치는 국제 정세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107.87에서 1961.63으로 46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채권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으며, 장외채권시장에서도 13거래일 연속 매수우위를 유지했다.
다만 국내 채권시장은 이달 말부터는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월말 경제지표 발표와 3월 금융통화위원회 부담으로 최근 외국인들이 단기채를 정리하고 장기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산유국들의 소요사태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3월 금통위에 대한 부담은 있다"며 "금리를 올리면 단기물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장기물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달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에 지난달 금리인상 기대감에 선반영된 금리가 더해져 수익률 곡선이 플래트닝(평탄화)되는 등 전체적으로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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