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는 리비아의 정국 혼란 소식에 2년반만의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금값도 온스당 1400선을 돌파했고 은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며 3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세계 경제가 이같은 원자재 급등세를 견딜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마저 치솟자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리비아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시위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같은 급등세는 국제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채 회복되기도 전에 이같은 원자재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될 경우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나카 노부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면 경제 성장에 매우 안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연례 국제에너지포럼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를 유지하면 유가가 세계경제에 주는 부담은 2008년 금융 위기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은 엄청난 경제위기가 있던 해”라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지출 비용이 5%에 달하면 경제 회복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도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확대와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그는 “서방 국가들은 저성장의 ‘뉴노멀’에서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중동의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 부진을 겪게 될 것이고 고실업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세계 경제가 유가급등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존 립스키 IMF 수석부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유가 움직임이 글로벌 경제 전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 같지 않다”며 "단기에 끝난다면 세계 경제는 이를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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