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국내 전자산업에 대한 이중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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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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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스마트 열풍이다. 한국 기업들도 애플에서 시작된 이 열풍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한편에서는 “삼성·LG 등이 혁신적인 창조는 못하고 베끼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견 맞는 말이다. 그간 국내 업체들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보단 선진 업체들을 빠르게 추격하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한국 전자산업의 역사는 반세기에 불과하다. 그나마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효율적으로 선발업체들을 추격하고, 결국 추격한 성과 만으로도 충분히 인정할만 하다.

그리고 이같은 노력으로 국내 기업들은 TV산업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다. 스마트 시장에선 다소 늦었지만 휴대폰 시장에서도 2, 3위를 달린다. 가전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단순한 추격만이 아니다. 한국 전자제품은 그간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 편의기능으로 글로벌 소비자의 호응을 받아왔다.

역절적으로 국내 기업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이러한 선전에 대해서는 또 다른 비판의 잣대를 들이댄다. 국내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가운데 상당수가 일본 등 선진국의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 기업들은 단지 제품을 조립하는데 불과하다는 논리다.

이 역시 크게 틀리지 않은 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은 애플과의 비교와 상충된다. 애플 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주요 부품 가운데 국내 제품의 비중은 과반을 크게 넘어선다.

이들의 부품 매출도 상당하다. 삼성전자가 올해 애플에 공급하는 부품의 총매출만도 78억 달러(8조7835억원 상당)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애플에 대해 단순한 조립 기업이라는 비판은 국내외 어디서도 들리지 않는다.

국내 업체들이 더욱 창조적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원천기술을 갖춘 부품산업에서도 비중이 커져야 함은 당연하다. 다만 50여년 전 볼모지나 다름없던 전자산업을 세계 정상으로 온 이들 기업들을 폄훼하는 것은 공정치 못하다. 지금은 국내 전자산업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응원이 더욱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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