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글로벌 코리아 2011’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마하티르 전 총리는 언론 간담회를 통해 “북한에 제재를 가하면 그 대가를 지도자가 아닌 주민이 치르게 돼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또 그는 이슬람채권(수쿠크)에 과세혜택을 주는 법안을 둘러싼 국내 논란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슬람채권과 이슬람은행은 마하티르 전 총리 재직 시절 말레이시아에서 시작된 금융 시스템이다.
다음은 마하티르 전 총리와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양국관계에 대한 전망은.
△1965년에 처음 한국에 왔는데 당시엔 산업화가 전혀 안 돼 있었다. 그러나 이후 한국은 전자·전기 등 각종 산업 부문이 크게 성장했고, 많은 부분에서 서양의 성장과정을 건너뛰었다. 과거 말레이시아는 ‘룩 이스트(Look East, 동쪽을 보라)’ 정책을 택했는데 당시 한국의 개발모델을 귀감으로 삼았다. 지금도 말레이시아는 그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예측이 나오는데, 어떻게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할까.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폐쇄된 사회에 살던 사람도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 수 있게 됐다. 북한 주민도 이를 통해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북한의 체제변화를 위해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주민이 나서서 점진적으로 바꾸게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에게도 인내심이 더 필요하다.
-최근 한국에서 ‘이슬람 채권법’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데.
△현재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은행 제도도 처음엔 유대인이 만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유대교 은행제도’라고 부르진 않는다. 이슬람 은행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슬람 채권법을 도입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은행이 어느 종교에 연계돼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수익이 테러 자금으로 흘러들어 갈까 걱정하는 것도 난 잘못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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