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대학가 전세난민-(상)] 전세대란...대학가도 전세난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2-28 08:3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방이 없어, 방이! 아~ 미치겠네”

2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중문 앞. 한쪽 벽면은 방을 내논다는 전단지로 가득 차 있고 한 학생이 방을 구하기위해 전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중앙대 2학년에 재학중인 옥모군(20)은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원룸형 전세를 알아보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 계약기간이 끝나며 집주인이 전세금을 3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숙사는 학점 때문에 여의치가 않고, 그렇다고 매월 35만~40만원을 지불하는 월세도 부담스러워 고민에 빠졌다.

27일 오후 1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중문 앞. 방을 찾는 너댓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방을 세놓는다는 전단지가 가득찬 벽면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이 학교 재학중인 아들과 함께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몇시간 동안 돌아다녔다는 김영자씨(52)는 “방이 없어, 방이! 아~ 미치겠네”라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아들이 기숙사에 들어가는데 실패하고, 전세는 구하기 힘들어 30만원선에서 월세방을 알아보고 있는데 가격대가 안맞아 몇시간째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 정문 근처의 원룸 월세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35만~40만원선, 원룸 전세는 3500만원 선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월세는 작년 이맘때와 비슷하지만 전세는 1년새 500만~1000만원가량 올랐다. 그나마 오른 가격의 전세물량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 곳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학교앞은 전세물건이 거의 없다”며 “흑석 재개발 8구역쪽은 조합설립까지 돼 여기 살고 있는 학생들은 조만간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재개발이 본격화되면 전세물건은 앞으로 점점 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앞 신림고시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 전세는 4500~5000만원 선, 작년에 비해 10% 남짓 오른 가격이다.

신림고시촌 S공인 관계자는 “전세를 구하려면 물건이 나오는 즉시 바로 계약해야 한다”며 “요즘 나오는 전세물건은 원룸 주인들이 다른 방은 대부분 월세로 돌려버리고, 이전에 전세로 살던 학생이 나가려 할 때 보증금을 빼 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 놓는 물건”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에 월세형 원룸이 대세를 이루며, 살 방과 밥을 함께 제공하는 하숙 역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3년전부터는 하숙비에 보증금이 깔리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중앙대 쪽문 근처에서 하숙을 운영하던 김순덕씨(65)는 “하숙비는 보증금 200만원에 월 45만원인데 이미 2월 말 이 근처 하숙방은 모두 나가고 없다”며 “하숙하면 돈도 안되고 번거롭게 밥도 해 줘야 해 대부분 방을 월세로 돌리고 하숙은 몇개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가 주변에서 월세형 원룸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자취생들의 주거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중앙대 디자인학과에 재학중인 김모양은 “학교 근처에서 보증금 500만원에 35만~40만원 가량의 월세를 구하고 있는데 이 곳은 가격에 비해 방은 그다지 좋지 않다”며 “학교 기숙사는 1학기에 170만원 가량 하는데 이 역시도 너무 부담스러워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2024_5대궁궐트레킹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