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출신 화가 장다첸(張大千)의 1968년작 ‘애흔호(愛痕湖)’. 지난 해 봄 경매에서 1억80만 위안(한화 약 175억원)에 거래돼 화제를 모았다.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유휴 자금이 중국 미술품 시장으로 몰리면서 중국 근현대 미술품 가격이 2~3년 사이에 세 배 이상씩 오르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과거 베이징이나 상하이 미술품 시장에만 몰렸던 관심이 최근에는 쓰촨성 등 중국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중국 화시두스바오(華西都市報·화서도시보)가 최근 보도했다.
쓰촨 출신 유명 화가 류보쥔(劉伯駿)의 연화도(蓮花圖)는 베이징 한하이(瀚海) 2006년 가을 경매에서 32만 위안(한화 약 5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시가는 세 배 뛰어 96만 위안까지 급등했다.
지난해 봄에는 쓰촨성 출신 화가 장다첸(張大千)의 1968년작 ‘애흔호(愛痕湖)’가 1억80만 위안(한화 약 175억원)에 거래돼 당시 근현대 서화로서는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쓰촨성 모 투자회사 사장 린펑(林峰)씨는 2년 전 480만 위안(한화 약 8억2000만원)에 쓰촨성 저명 화가 작품 28점을 사들였다. 그런데 얼마 전 이 작품들 가격이 무려 세 배 이상 뛰어 1500만 위안까지 치솟았다.
쓰촨성 멍후(夢湖) 경매사의 다이샤오룽(戴小龍) 총경리는 “최근 들어 문화산업이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점’으로 떠올랐다”며 “전체 미술품들이 매년 30~50%씩 오르는 것은 기본이고 일부 유명 화가 작품 가격의 경우 더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최근 들어 베이징뿐만 아니라 청두에서 열리는 경매에서도 처음 오는 사람들이 대거 눈에 띈다”며 “이들은 보통 30~40세의 성공한 기업가가 대부분이지만 20대 푸얼다이(富二代ㆍ부자 2세), 아니면 재태크를 하기 위한 일반 투자자들도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쓰촨성 화가들 작품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작품 가격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그러나 대도시에서 점차 중국 2,3선급 도시로 미술품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쓰촨성으로 예술품을 '쇼핑'하러온 미술 전문가들 눈에 쏙 들어온 것.
천즈차이(陳志才) 쓰촨성 골동품 소장협회 수석고문은 “과거 저평가 되었던 쓰촨 화가 출신들의 작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특히 지난 해부터 외지 투자자들이 쓰촨성으로 몰려와 미술품을 싹쓸이 하고 있으며 거래가격 역시 베이징 출신 작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국 미술업계에서는 쓰촨성 출신 혹은 쓰촨성과 인연이 있는 화가들을 통틀어 ‘파촉(巴蜀)’화파라고 부른다. 파촉은 중국 서쪽 지역을 일컫는 말로 특히 쓰촨성은 산수 풍경이 수려해 그 동안 많은 화가들의 창작 소재가 되어왔다. 파촉화파는 완곡하고 정교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붓놀림으로 풍부한 색감을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화가로는 장다첸, 옌지위안(晏濟元), 다이웨이(戴韋)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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