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영의 중원유람> 베스트바이가 이랜드를 배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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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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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최근 중국 내 9개 매장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가구주거용품 할인점 비앤큐(B&Q)도 철수를 선언했다. 프랑스의 대형유통업체 카르푸 역시 중국 진출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외투기업들의 이런 경영 부진에 대해 중국 언론은 현지화의 실패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가장 화제를 모았던 베스트바이의 경우가 전형적인 사례다.

베스트바이의 전략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국 현지 기업과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경영방식에 있어 로컬 경쟁업체인 궈메이(國美),쑤닝(蘇寧)등은 가전업체들에게 매장을 임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개별 제조업체가 상품판매의 전과정을 직접 담당하고 자신들은 브랜드와 매장 임대료만 받는 형식이다.

반면 베스트바이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직접 구입해 판매를 진행하는 직영방식을 고집했다.

판촉 전략에서도 베스트바이는 현지기업과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현지 업체가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했다면 베스트바이는 서비스 품질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베스트바이의 전략은 중국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궈메이와 쑤닝의 매장임대 방식은 중소기업도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는 상품의 다양성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역할을 했다. 또한 입점 업체들이 경쟁을 통해 가격 하락의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반면 베스트바이는 사실상 중,대기업의 제품만 판매했고 싸게 사서 일정한 이윤을 붙여 파는 형식으로는 가격경쟁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말았다. 선진국형 서비스는 중국 소비자에겐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베스트바이에서 노트북을 구입했던 한 소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컴퓨터를 샀는데 프로그램 역시 돈을 내고 설치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 기업들은 서방기업들이 왜 중국경영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시고 있는지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 기업들은 문화와 정서적 측면으로 볼때 서방기업들보다 중국 현지화 경영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기업중 이랜드는 철저한 현지화 경영으로 중국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서방 기업들에게 모범적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랜드는 작년 상반기 상하이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외자기업이다. 작년 한 해 기준 중국 매출액이 1조원에 달한다.

이랜드 성공의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다.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식 패션을 선호한다고 하지만 이랜드는 한국식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이랜드 중국 본사의 패션연구소는 매주 상하이 번화가에서 현지인 900여 명의 사진을 찍어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의 세련된 스타일과 중국적 심미관에 부합한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베스트바이와 이랜드는 중국 시장 공략을 꿈꾸는 기업들에게 현지화와 선진사례 적용의 합리적인 접점을 찾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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