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약 1년 반 전, 2009년 8월 4일. 기자가 된 지 정확히 1주년이 된 이날 기자는 자동차 담당으로 새로 발령받은 후 곧장 경기도 평택에 있는 쌍용차 공장으로 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참 기자로써 무작정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카메라를 뺏길 뻔 하기도 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공장점거 파업. 찌는 듯한 더위에 공장 안을 점거한 직원들, 공장 밖에서 점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직원들, 모두 지쳐가고 있었다. 그 때 처음 인사를 나눈 홍보팀 직원의 얼굴색이 원래 그렇게 검지 않다는 걸, 땡볕에 타서 그랬다는 걸 안 건 한참 후였다.
그 해 1월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쌍용차 경영권을 포기했다. 회사는 파산 직전까지 갔고, 그 해 말 출시할 예정이었던 ‘코란도C’ 출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파업이 끝난 후에도 새 인수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출시할 수 없다는 채권단의 뜻에 따라 계획은 계속 미뤄졌다.
그 와중에도 쌍용차에 남은 직원들은 월급이 밀리는 가운데서도 협력사 연구소를 전전하며 개발을 계속했고, 경영진은 인수합병(M&A) 성사시키랴, 개발자금 확충하랴, 기존 모델 판매.수출 확대하랴 정신없는 1년 반을 보냈고, 그 결실은 결국 ‘코란도C’ 출시로 이어졌다.
‘코란도C’ 출시는 성공 여부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많은 사람에 ‘어떤 상황에서도 굳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또 해외 수출이 순항하는 만큼 국내 시장에도 적잖은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코란도C의 성공을 바란다. 또 쌍용차가 ‘SUV 명가’라는 옛 명성을 되찾는다면 기자도 뿌듯할 것 같다. 누가 아는가. 10년 후역시 인도 기업(타타)에 인수됐으나 ‘프리미엄 SUV 브랜드’ 입지가 확고한 랜드로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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