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날 리비아 현지의 미국 외교관을 전원 철수시키고 트리폴리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폐쇄, 리비아 현지에서의 외교업무를 중단했다.
미국 정부는 이와 함께 주요 동맹국들과 공조해 카다피 정권을 상대로 강도높은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군과 전투기를 동원,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는데 대해 강력히 비난하면서 "카다피의 정통성은 땅바닥에 떨어졌으며 리비아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앞으로 유럽의 동맹국들 및 유엔 등과 협의,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그에 앞서 미국이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제재의 첫번째 조치로 미 재무부는 미국계 은행에 대해 리비아 정권 고위층의 개인 금융계좌에서 자산유용이나 국유재산 유출 및 은닉 등과 같은 부적절한 금융거래가 있는지 여부를 정밀 모니터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각 은행은 리비아 고위층의 계좌에서 갑자기 자산이 급증하거나 거래가 빈발하는 사례를 정밀모니터링하면서 감독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리비아에 대한 자산동결 조치를 위한 예비수순으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트리폴리 주재 미 대사관을 폐쇄하고 잔류 외교관을 전원 철수시켰다.
카니 대변인은 트리폴리 주재 미 대사관의 폐쇄가 안전상의 문제에 따른 일시적인 조치라고 밝혔으며 미 국무부의 패트릭 케네디 차관은 이번 조치가 리비아와의 외교관계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카다피 정권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자 2004년 리비아와의 외교관계를 재개했다.
카니 대변인은 대사관 폐쇄 조치에 이어 앞으로 추가로 취해질 제재 조치가 조만간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제재의 내용과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강구하고 있는 제재는 카다피 정권의 대외자산 동결과 리비아 전역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선포하는 방안, 군사적 조치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니 대변인은 "미국이 독자적으로 제재에 나서는 한편 동맹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카다피 정권에 대한 다자적인 압력을 계속 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특히 앞으로 취해질 대 리비아 제재조치에는 모든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해 군사적 대응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4일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정상들과 전화통화하면서 리비아의 유혈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에 관해 협의했으며 25일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통화,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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