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악재에 흔들이는 건설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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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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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환경 악화에 중동·아프리카 민주화 시위 후폭풍까지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국내 건설산업이 올들어 대내·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극심한 공공발주물량 감소와 부동산경기 장기침체 등 국내 조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튀니지·이집트·리비아 발 중동사태로 해외 수주마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리비아 등의 감산조치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자 건설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공공공사 건설공사 수주실적이 전년 동기 43.2%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들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 5대 건설사의 신규 공공공사 수주실적은 총 7건, 수주액은 3287억원에 그쳤다. 현재 국내 공공부문 수주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곳은 GS건설 한 곳 뿐이다.

게다가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중소건설사들의 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효성그룹 계열사인 진흥기업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된데, 앞서 지난달에는 월드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건설업체 도산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등 연내에 세 차례 정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것도 건설사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건설사들마다 금융권에서 융통한 자금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될때마다 이자부담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가 터지면서 유가가 요동쳐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지난 주말 기준으로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2008년 9월 이후 2년 반 만에 110달러선을 돌파한 것이다. 유가급등은 건설자재 가격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말 톤당 76만원 하던 철강가격이 2개월 만인 28일 현재 86만원으로 13.1%(10만원)나 급등했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해 해외수주 전체의 66%를 차지했던 중동지역에서의 건설공사 수주액이 올해 들어 급감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수주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중동지역에서 올린 건설 수주액은 20억달러 가량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중동지역에서 올린 건설수주액(211억 달러)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손 쓸 시간없이 연이어 발생하는 국내·외 악재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국내 건설사업은 붕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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