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37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은 1조5995억원 어치를 시장에서 사들였다.
이 기간 코스피는 6.30% 하락했다. 2000포인트 위에서 출발한 지수는 1940선도 하회한 채로 2월 장을 마쳤다.
◆ 불확실성 팽배, 저가매수 심리도 커져
또한 포르투칼을 포함한 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의 대규모 국채 만기 시기도 다가온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뉴스가 시장을 지배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월 초반 시장을 짓누르던 인플레이션 압박이 안정기로로 가던 와중 중동리스크가 몰아쳤다"며 "선진국 경기호황과 중국긴축이라는 호재와 악재의 대립에서 중동리스크는 악재의 힘을 더욱 강화시키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제조업 경기의 둔화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점도 부담이다.
조 센터장은 "두바이 유가가 여전히 100달러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내 긴축기조가 유지될 공산이 높다는 점 등은 제조업 사이클의 조정국면이 지속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관의 매수세는 저가매수 심리로 보인다. 유가만 안정되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 조정받은 가격이 실적대비 주가수준(밸류에이션) 매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조정은 치솟는 유가 탓"이라며 "유가만 돌아오면 장은 돌아설 수 있다"고 전했다.
유가 불안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한 미국 제조업 사이클도 매수심리를 자극한다. 2월 시카고 구매자지수(PMI) 지수는 20년래 가장 높은 71.2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7.5를 뛰어넘은 수치를 나타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경기사이클 호조 배경으로는 정책효과와 더불어 수출 호조와 낮은 물가상승압력 덕분"이라며 "두바이와 브렌트 유가와는 달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경우 100달러를 밑돌고 있으며 실질유가 역시 40달러 초반대로 지난 08년 고점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가운데 정유, 화학업종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유가급등이 아직까지는 제조업 사이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 외인 하나금융 사고 기관 하나금융 팔았다
매수 매도 종목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엇갈렸다.
이달 외국인들은 하나금융지주와 하이닉스, STX조선해양 등을 샀다. 실적개선 기대감이 강한 종목 위주로 사들였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3월 1분기 실적개선세가 확인되면 주가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더욱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은 하나금융지주를 순매도 1위에 올렸다. 하이닉스는 16위, STX조선해양은 5위를 기록했다. 기관은 하나금융 매도는 신주상장 연기 탓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신주상장이 오는 4월까지 연기되면 론스타에 지불해야 하는 돈이 한 달에 330억원 정도 늘어나게 된다"며 "외환은행 합병 이후 주당순이익을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UBS도 신주상장 연기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이닉스는 D램 메모리 가격 급락이, STX조선해양은 중동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이 영향을 줬다.
기관은 외국인이 매도 상위 4위에 올린 포스코를 사들였다. 외국인 순매도 1,2위인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도 기관은 각각 1433억원, 97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포스코에 대해 2178억8100만원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5793억2900만원 어치를 시장에서 사들였다.
기관은 엔씨소프트와 기아차, 삼성SDI, 삼성전지, SK C&C, 등도 2000억원 이상 '사자'우위를 나타냈다. 반면 외국인이 2000억원 사들인 것은 하나금융지주가 유일하다.
외국인은 현대건설과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포스코, KB금융,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2000억원 이상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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