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최근 국산 고속철 ‘KTX 산천’의 잦은 고장과 연이은 사고가 고속철 수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일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KTX산천은 지난해 3월 국내 철도에 투입돼 약 11개월동안 30여건의 크고 작은 사고와 오작동을 일으켰다. 특히 올해 들어 발생한 4건의 KTX 사고 가운데 3건이 KTX산천에서 발생했고, 지난 한 해에만 28건의 고장도 KTX산천 이었다.
각종 고장 중 대부분이 열차를 작동시키는 핵심장치인 '모터블록'이나 '제동장치', '배터리' 등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자칫 대형사고를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의 경우 연초까지 한국이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현지 보도가 있었지만, 최근 연이은 KTX산천의 사고·고장이 사업 수주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브라질 고속철사업 수주는 내달 11일 입찰 이후 29일 우선 협상대상 사업자 선정, 최종 사업자 확정(6월), 계약체결(하반기)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KTX산천의 사고와 고장의 원인 등에 브라질 정부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브라질 고속철사업 수주 경쟁국인 프랑스와 일본 등도 우리 KTX의 사고·고장을 수주전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브라질 고속철 사업 수주 경쟁 국가들이 최근 이어진 KTX산천의 사고·고장에 대한 루머를 퍼트리는 동시에 새로운 뉴스에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2013년까지 한 해 약 250조원 규모의 세계 철도시장에서 '고속철도기술 세계 빅 포(Big4)국'으로 진입하려는 정부의 계획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브라질을 포함한 고속철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당연히 우리 KTX산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잦은 고장에 대한 뉴스를 모두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지난달 11일 광명역 사고 때문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는데, 개통 초기에나 있을 수 있는 고장까지 잦아지고 있다"면서 "발주국이나 수주 경쟁국들이 문제 삼으면 앞으로 있을 모든 고속철 수주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TX 산천 제작업체인 현대로템 관계자는 "프랑스에서 들여온 일반 KTX도 초창기엔 잔고장이 많았다"며 "우리의 자체 기술로 제작해 시행 착오를 겪는 과정일 뿐, 제작과정이나 기술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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