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대 중문앞. 한쪽 벽면으로 방을 내논다는 전단지가 가득 차 있지만 전세물건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다수가 월세이거나 원룸의 입주자를 찾고 있는 전단지다. |
서울의 대학들이 입학정원을 늘리며 대학가 주변 대학생들의 주택수요도 함께 늘고있다. 하지만 학교와 정부, 해당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살만한 집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대학생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선 대학가에 경제적 부담이 덜한 소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5월 대학생 주거난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내논 ‘에듀 하우스’ 사업이 기숙사의 양적 확대를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에듀 하우스란 대학가 주변 뉴타운 개발로 대학생들의 살 집이 줄는 것에 대비해 관·학 협력으로 기숙사를 짓는 사업이다.
중앙대와 서울시는 지난해 9월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일대 흑석 뉴타운내에 첫 에듀 하우스를 착공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고, 중앙대 이외에 선뜻 나서겠다는 대학도 없다.
서울시 균형발전본부 관계자는 “이 사업은 강제수단이 적용되지 않기때문에 중앙대 외에 선뜻 사업의사를 밝히는 대학이 없다”며 “사업진행에서 서울시는 건축 인허가 과정의 정책적 지원, 국유지 매입 알선 등의 지원만 해줄 뿐 직접적인 예산 지원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선 정부의 직접적인 예산 투입과 국유지활용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현재 정부가 제공하는 대학생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
정부가 대학생을 위해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서울시 SH공사가 서울 소재 대학재학생 중 저소득층과 지방출신을 대상으로 하는 ‘유스 하우징(Youth Housing)’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저소득가구 대학생 자녀들에게 공급하는 ‘대학생 보금자리주택’이 있다.
하지만 2009년 12월 61가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LH가 공급한 대학생 보금자리주택은 총 447가구, 지난해 8월 처음으로 SH공사가 공급한 유스하우징은 118실로 그 수가 극히 적은 형편이다. 또 저소득층 대학생에게만 한정해 공급된다는 한계도 있다.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총장은 “정부가 대학생보금자리주택을 짓거나 매입해 공급하고 있는데 그 숫자가 적어 대학생 주거안정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LH나 SH공사 등 공공에서 주도해 대학생들에게 주택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매년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정 등 저소득가구 주거안정을 위해 6000가구씩 공급하지만, 그 안에 대학생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대학생들을 주택지원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