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는 1997년 외환위기 무렵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수했던 증권금융 지분 매각을 작년 말부터 추진해 왔다.
우선 인수자로 금융권 사모펀드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증권금융은 경영권 방어에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1일 "예금보험공사로부터 28일 우선 인수자 대상에서 탈락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누가 뽑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예보가 이번에 2차 매각을 추진한 증권금융 지분은 모두 276만주로 전체 발행주식 대비 4.07%에 해당한다. 거래소는 이를 인수하기 위해 계열사인 코스콤·한국예탁결제원과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참여했었다.
일각에서는 공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증권금융 지분이 민간으로 넘어가는 것을 꺼리는 정부 입장도 반영됐을 것으로 추측됐다. 거래소는 단독으로 입찰을 결정했을 뿐 아니라 인수 가능성도 낮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당시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입찰가도 경쟁적으로 썼겠지만 시장 평균치를 기준으로 산정했다"며 "경쟁 입찰자도 2~3개 기관에 달해 인수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금융 최대주주로서 이 회사가 가진 공적인 역할을 감안해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증권금융 최대주주는 현재 11.35% 지분을 보유한 거래소다. 예탁원도 2.59%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증권·자산운용·은행·보험에 걸친 금융권에 분산돼 있어 3자에 의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증권금융은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이 발행주식 대비 5%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간섭을 우려할 정도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를 중심으로 설립된 금융권 사모펀드가 이번에 우선 인수자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애초 예보에서 투자 수익보다는 부실채권 회수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해 온 만큼 이번 매각으로 나머지 주주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은 작년 말 1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가 이번에는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이뤄지려면 복수 입찰자가 있어야 하는 만큼 2차로 미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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