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는 18테라와트시(18조 와트시)에 달하는 잠재적인 지열·수력 발전량을 영국 스코틀랜드로 송전해 수익을 올린다는 구상 아래 현재 이에 필요한 전력선 1170km를 까는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18테라와트시는 유럽의 500만 가구가 1년 간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 나라 수도 레이캬비크에 있는 자산관리회사 감마의 경제전문가 발디마르 아르만은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지진과 화산활동을 끼고 살지만 여기서 나오는 에너지로 돈을 벌게 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그는 이런 청정에너지 수출로 벌어들일 수입이 이 나라 국내총생산(GDP) 120억 달러의 최대 1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아이슬란드는 금융시장을 무한 개방했다가 은행체계가 붕괴하는 참담한 실패를 겪었다. 그런데 이제 유럽연합(EU)의 재생 가능 에너지 주요 공급원으로 스스로를 새로이 자리매김하려 애쓰고 있다.
앞으로 20년 안에 아이슬란드의 1인당 에너지 수입은 노르웨이에 맞먹게 된다고 아르만은 말했다. 노르웨이는 석유수입을 바탕으로 세계 2위의 국부펀드 5400억 달러를 쌓아 운용하고 있다.
영국 전력거래소 시세를 적용하면 18 테라와트시의 가격은 13억 3000만달러다. 그런데 전력선 공사에는 21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력선을 통해 한 해 최대 5 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송전할 수 있다. 전력을 수출해 전력선 공사비를 뽑자면 몇 년 걸리는 셈이다. 이와 별도로 전력 1 테라와트시를 생산하는 데 3억~4억 달러가 비용이 든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이 나라의 잠재적 에너지 가운데 75%가 미개발 상태인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이 나라 전체 전력생산에서 수력발전이 73%, 지열발전이 27%를 각각 차지한다. 지열 에너지 중에서는 약 39%가 전력생산에 쓰인다.
올라루프 라그나르 그림손 대통령은 세계를 돌며 아이슬란드의 지열발전 기술을 홍보해 왔으며 인도, 중국, 러시아와 거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그림손 대통령은 여러 나라가 녹색 에너지로 전환하려고 아이슬란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1월 2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가 지열로 전환하는 것은 아이슬란드에 대단히 중요한 지구차원의 임무가 되었다”면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당신이 화석연료 경제에서 청정 경제로 옮아갈 수 있음을 우리는 증명했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는 지난해 17.2 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했다. 전체 전력 가운데 약 80%는 알루미늄 용광로 3곳과 규소철 용광로 1곳에 쓰였다. 현재의 전력생산량은 아이슬란드가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30년에 걸쳐 2배 또는 3배로까지 늘어날 수 있다.
지금까지 아이슬란드의 전력회사들은 전력을 많이 쓰는 알루미늄 업체들에 전력을 파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런데 앞으로는 데이터센터나 화학공장들처럼 역시 전력을 많이 쓰는 여타 산업들로 판매처를 다양화하려 하고 있다.
미국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 역시 미국 회사인 센추리 알루미늄, 그리고 호주 최대의 철강회사 리오틴토가 전력요금이 싼 아이슬란드에 제련소를 두고 있다.
현재 아이슬란드 전력에 대한 수요는 아이슬란드가 공급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다. 알코아는 아이슬란드가 난색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지열발전으로 가동되는 용광로를 새로 짓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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