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 KB금융, 구조조정·실적부진 '후유증'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지난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설립 이후의 최악의 성적표까지 받아든 KB금융지주가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인력 부족에 실적 부담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최근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휴직 중인 직원들의 조기 복직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200여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새로 출범한 KB국민카드로 1300명 이상의 직원이 이동하면서 일선 영업점들이 일손 부족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기 복직 요청을 받은 한 직원은 “휴직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았는데 희망퇴직 등으로 직원들이 부족해 일찍 복귀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강압적이지는 않았지만 절실함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지난달 영업점 창구에서 일할 파트타이머 텔러들도 급하게 모집했다. 근무 기간은 최장 10개월로 1개월 단위로 재계약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부족으로 업무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은행 측에서 실적 개선까지 요구하자 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8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08년 9월 지주회사 전환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98.2% 급감한 11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다급할 수밖에 없다. 실적 압박은 일선 영업점 직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당초 목표의 조기 달성을 독려하는 영업점이 늘고 있으며, 일부 영업점은 파트타이머에게도 카드 발급 등의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생 전용 점포인 ‘락(樂) 스타 존’은 기존 직원들에게는 새로운 부담이다.

어윤대 회장은 “락 스타 존으로 당장 돈 벌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이미 해당 점포에서는 다른 영업점과 본부 부서에 직원 명의의 카드 발급을 요청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은행에서 분사한 KB국민카드도 출범 초부터 강력한 실적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은행의 전국적인 영업망을 활용하는 한편 다양한 부대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조기에 경쟁사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성과향상추진본부가 발족하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실적 부담까지 가중되니 힘들다”며 “지난해 실적이 안 좋았던 데다 카드사까지 분사했으니 올해는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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