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주가는 이날 911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에 비해 2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외환은행 주가는 지난해 11월 16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해 12월 8일 1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는 듯 했으나,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10거래일 연속 내리며 8900원(2월 16일 종가기준)까지 주저앉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5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인수·합병(M&A) 이슈를 맞으면 매수심리가 높아져 주가가 오르는 데 반해 외환은행 주가는 반대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조5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보여준 점도 주가에는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
이처럼 외환은행 주가가 크게 빠진 것은 하나금융의 인수 계획으로 M&A 및 고액배당 등의 투자 메리트가 상실됐기 때문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외환은행 주식을 사들인 것은 M&A와 고액배당인데, 하나금융의 인수 발표 이후 이 같은 프리미엄이 상실되며 모멘텀이 떨어졌다"며 "하나금융과의 합병과정에서 주식 교환 비율에 대한 우려와 인수 이후 회사 안정화에 대한 부담도 주가에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BS증권도 지난달 21일 보고서에 "외환은행 주가가 더이상 펀더멘털에 기초해 거래되지 않는 만큼 모멘텀을 찾아볼 수 없다"며 "주가가 단기 매매로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고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외환은행의 향후 상승동력에 관한 우려가 불거진 점도 주가 흐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적으로는 외환은행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띄고 있는 데다 외환은행 주가가 하나금융 주가와의 연동성이 높아지는 등 종속리스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외환은행 주가의 추가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다소 레벨 다운되고 있으며, 하나금융과의 주가 연동성이 많이 높아져 하나금융의 주가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최근의 외환은행의 주가 하락이 하나금융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외환은행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소액지분을 저렴하고 다양한 방안을 통해 인수할 수 있게 돼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