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연합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경제학 교과서에 있지도 않은 용어라면서 ‘반시장경제적’ 정책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반성장위에 참여하고 있는 공공부문 위원들 조차도 합의된 사항이 아닌 위원장 개인의 소신이라면서 구체적인 설명요구에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논란의 핵심은 정 위원장이 언급한 ‘성과공유제’나 ‘초과이익’을 어떤 방식으로 지수화해야 할 지 현재로선 아무런 답이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전익주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팀장은 “기업들이 이익을 일정 부분 떼낼 경우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며 법적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나아가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부품납품의 70%를 해외업체에서 조달하고 있어 30%인 국내 협력사에만 이익을 나누어줄 경우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오히려 중소기업 기술력 및 경쟁력 강화에는 현행 지원제도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0대기업이 중소하도급업체에 순수하게 지원한 투자액이 8000억원에 달한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초과이익’이라는 용어 자체가 대기업들의 비정상적인 거래라는 부정적 의미가 내포돼 있어 이같은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기회비용적 관점에서 보면 독과점성이 있거나 기술이 아주 뛰어나지 않고서는 경쟁기업간 이윤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어 56개 대기업 동반성장실적을 평가해야 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지식경제부도 고민에 빠졌다. ‘초과이익’이나 ‘성과공유제’를 평가지수에 넣을 지 여부는 위원회가 결정해야 할 몫이라며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경부 관계자는 “금융, 대금지급, 기술지원, 교육훈련 등 대기업이 중소협력사와 맺은 협약 충실도와 1차 및 2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실적에 대해 평가하게 된다”며 “초과이익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합의체로 운영돼야 하는 위원들의 견해를 거치지 않은 채 개인 소신을 피력한 것은 절차적으로 또다른 문제를 야기할 공산도 있다. 그만큼 ‘초과이익’이라는 용어자체에 내포한 부정적 의미의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거치지 않은 데 대해 당혹스러움을 표하는 위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성장위에 참여중인 한 교수는 “경제학이라는 것은 언제나 현실보다 늦게 반영되는 특성이 있다”며 “화두를 던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윤창현 시립대 교수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어떻게 시행할지 수많은 과제가 있다”며 “대기업을 혼내는 분위기가 아닌 설득 내지는 권유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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