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귀순 탈북자 4명 못 돌려보낸다”

靑 “인도적 원칙 따라 본인 의사에 반한 송환 불가”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정부가 목선을 타고 월남한 북한주민 31명 가운데 귀순의사를 밝힌 4명까지 모두 송환하란 북한의 요구를 거절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망명 또는 귀순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원칙은 본인 의사에 반해 송환하지 않는 것이다”며 “정부도 이 같은 원칙에 따라 해당 귀순자들이 송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휴전협정에 따라 송환하게 돼 있는 북한군 포로 중에서도 북한에 돌아가기 싫다고 한 사람은 보내지 않았다”면서 “중국으로 넘어간 탈북자도 본인 의사에 반해 중국 정부가 송환하면 우리가 항의하는데 우리 쪽으로 귀순한 민간인을 어떻게 돌려보낼 수가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당국이 이들 주민의 귀순을 위해 ‘공작’을 벌였다는 북한 측 주장에 대해선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통일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어선을 타고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통해 남측으로 넘어온 북한주민 31명 가운데 4명이 귀순의사를 밝혔으며,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3일 조선적십자회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귀순의사를 밝힌 4명을 제외한 27명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 같은 우리 정부 입장을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31명 전원의 무조건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