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전 중부국세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해 뇌물스캔들에 휘말려 고초를 겪은 후 최근 무혐의 처분과 함께 명예퇴임한 왕기현 전 중부국세청장 사건 종결 이후 불과 보름만이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서는 A 전 중부청장에 대한 비리혐의를 수사하고 있지만, 결과를 떠나 전임 중부국세청장이 잇따라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된 것은 국세청으로써는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는 現 조현관 중부국세청장을 제외한 A 전 중부청장(수사 중)과 B 전 중부청장(구속), 그리고 왕 전 중부청장(무혐의) 등이 세무조사 편의를 댓가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과 검찰 수사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임 중부국세청장들에 대한 비리혐의는 공교롭게도 이주성 전 국세청장(제15대)과 전군표 전 국세청장(제16대), 한상률 전 국세청장(제17대) 등과 비교할 때 아이러니한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금품수수 등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된 전 중부국세청장 3명과 본청장 3명은 잇따라 검찰과 지독한(?) 악연을 이어 오고 있다. 또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왕 전 중부청장(7급 공채)을 제외한 5명은 모두 행정고시 출신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11월 알선수재혐의로 구속된 후 지난해 말 가석방된 이주성 전 청장은 행시 16회이고, 그 뒤를 이어 취임한 전군표 전 청장은 행시 17회, 한상률 전 청장은 행시 21회이다. 또 전임 중부청장의 경우에는 A 전 중부청장과 B 전 중부청장이 각각 한상률 전 청장과 행시 21회 동기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세청 안팎에서는 '(올해는)前 본·지방국세청장 수난시대' 또는 '행정고시 춘추전국시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된 국세청 고위직 중에는 현재 그림 강매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안원구 전 국장(행시26회)과 뇌물수수 혐의로 감사원 조사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D 교육원장(7급 공채) 등이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지난 2008년 이후 최근 3년간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구속 또는 현재 진행형에 놓인 국세청 고위직은 무려 8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국세청 내에서는 "청렴을 강조하며 올바른 공직자상을 강조했던 분들이 불미스런 사건에 오른 것은 둘째 치더라도 그 배신감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세청 고위직에 대한 직원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물론 고위직에 오른 분들이 애초부터 공직에 입문할 때부터 이 같은 비위행위에 취미(?)를 두었을리 만무하다.
힘든 공직 생활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고위직으로 오르다 보니 분에 넘치는 욕심을 품었을 것이고, 팔자에도 없는(?) 권력에 마음 한 번 둔다는 것이 잘못 디뎠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과정 보다는 결과를 중시한다.
물론 결과 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직원들도 더러 있겠지만, 지금 前 본·지방국세청장들과 수 년간 엉키고 꼬인 검찰과의 악연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국세공무원에게 있어 청렴이란 한 때의 과정이 아닌 앞으로도(퇴직 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실천해야 할 아름다운 덕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청렴이란 누군가 강조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수양을 통해 성숙되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국세청이 바로 서고, 국가가 바로 서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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