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오는 18일 주주총회에서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을 호텔신라 등기이사로, LG전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 구본준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한다.
이에 따라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 가운데 처음으로 등기이사가 된다. 호텔신라의 명실상부한 수장이 된 것이다.
그룹 주력계열사인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나선 구본준 부회장 역시 이번 사내이사 등재로, 친정체제 구축과 동시에 조직의 활력을 불어 넣는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부임한 이후 침체됐던 회사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옵티머스와 옵티머스패드를 연이어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 탈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될 현대건설 주총도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달 말 열리는 현대건설 주총은 현대차그룹의 인수가 마무리된 이후 열리기 때문에 그룹 고위 경영진들의 연쇄이동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임원인사에서 사장급 인사를 배제하는 등 부회장급을 포함한 최고위직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 재선임 후보에 올랐다.
또 SK가스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겸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기존 SK케미칼과 SK건설의 대표이사도 그대로 유지한다.
따라서 SK그룹은 고 최종현 회장의 아들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최재원 수석부회장 체제와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인 최신원 SKC 회장-최창원 부회장 체제로 재편됐다.
전문경영인이 그룹 수장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정준양 회장과 최종태 사장 2명의 기존 대표 이사진에 박한용 부사장과 오창관 부사장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 4명의 대표 이사 체제로 개편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11일 열리는 주총에서 민계식 대표이사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지난해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재성 사장이 현대중공업을 이끌게 됐다.
이 사장은 1952년생으로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선물 사장, 현대중공업 기획실장 등을 거쳐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이밖에 롯데쇼핑은 18일 주총에서 신격호 회장 등기이사 재선임 등 안건을 처리한다.
재계 관계자는 “고유가, 중국의 경제정책 변화 등 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총수 일가들이 경영일선에 나서는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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