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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치킨 얼마나 됐다고" 닭고기업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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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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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여파 수요늘어…공급업체-프랜차이즈 수급 다툼

(아주경제 강규혁·심재진 기자)한파와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생닭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랜 기간 지속된 구제역의 여파도 더해져 닭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로 생닭의 가격도 계속 오르는 추세다. 8일 육계생계의 가격은 12주째 올라 2680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량이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업주들의 의견과는 달리, 공급업체들은 물량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프랜차이즈-대형공급업체 의견차이 보여

계속되는 닭값 인상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역마진을 맞고 있다고 주장한다. 매일 공시되는 시세에 따라 닭을 받기 때문에 원가가 오르는데다, 실제 물량 확보에도 차질이 있다는 것.

서울 종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씨는 “대형 공급업체의 닭만을 사용한다는 점을 내세워 수년 간 장사를 해왔고, 소비자들 역시 그 점을 믿고 찾고 있지만 최근 공급 물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급업체가 해당 점포별로 공급량을 미리 정해놓고 그에 맞춰 출하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중소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공급량이 불규칙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또 다른 대형 공급업체에 공급을 받는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출하량 부족으로 주문한 것이 100% 오지는 않고, 원하는 물량의 50%도 받지 못하는 가맹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실제 닭을 공급하는 하림, 마니커 등 대형 공급업체들은 의견이 달랐다. 지난 겨울 매서운 한파로 양계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닭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급업계 관계자는 “올 겨울 한파와 난방유 가격 급등으로 닭 공급이 다소 원활하지 못했던 점도 있지만 출하량 부족이나 그로 인한 가격 상승을 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며 “이러한 입장 차가 발생하는 것은 공급수요와 가수요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 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생닭 가격은 2556원으로, 올해 3월 8일까지 평균 가격(2646원)과 100원 남짓 차이가 난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와 언론 보도로 물량 부족을 우려한 나머지, 개별 대리점 및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수요를 발생시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 일부 업주들 ‘도덕적 해이’도 심각

이번 ‘공급 물량 부족’ 여파를 틈타 남 모르게 가격을 올리는 일부 업주들도 있다. 지난해 ‘통큰 치킨’ 이후 가격에 눈치를 봐야만 했던 치킨집들은 1000원, 2000원 씩 가격을 속속 올리고 있어,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 신길동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5)는 이번달 1일을 기해 치킨 가격을 1000원 올렸다.

인상 결정을 내린 것은 닭값이 올라서이기도 하지만, 옆집이 지난달 2000원을 올렸는데도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는 말에 올렸더니 꽤 장사할 맛이 난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사실 예전에는 마진이 걱정돼 눈치보기만 하고 있었지만,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는 언론 보도도 있고 해서 가격을 올리는 것이 문제될 것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물가상승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부 업주들이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모럴헤저드 논란까지 제기될 수 있다”며 “‘통큰 치킨’ 사태와 원가공개 등 내우외환을 겪었던 업계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특히 가수요가 증가해 물량이 쌓이다 보면 실제 물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신선하지 않은 닭을 제공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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