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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의 육조거리24시] MB정부, 언론의 자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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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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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미국 대법원은 지난 2일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 해병대원 장례식에서 '병사의 죽음을 신께 감사드린다'는 등 막말을 동원한 피켓시위를 벌여 소송을 당한 교회 관계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캔자스주 웨스트보로 침례교회 창립자인 프레드 펠퍼스 목사와 그의 신도들이 2006년 3월 메릴랜드주에서 치러진 미 해병 매튜 스나이더 일병의 장례식장 주변에서 “병사의 죽음에 신께 감사드린다” “신은 당신을 미워하고 있다”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동성애자 반대 시위를 벌인 행위에 대해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번 소송은 '표현의 자유'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의 중요한 판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1심에서는 교회측이 원고에게 500만달러의 피해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고, 연방 항소법원에서는 원고가 패소하는 등 판결이 엇갈렸지만, 결국 법정의 최종 결정은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옹호였다.
 
 전사자에 대한 예우보다 표현의 자유가 우선돼야 한다는 미 법정의 판단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언론사 장악을 위한 행보를 구체화했다.
 
 KBS는 정연주 사장이 해임된 이후 차례로 사장 자리에 앉은 이병순씨와 김인규씨 체제에서 정권 홍보와 찬양 프로그램이 넘쳐났다. 이에 반대하는 이들에 대한 징계와 해고사태도 잇따랐다.
 
 YTN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선캠프 방송상임특보를 지낸 구본홍씨가 사장에 임명된 이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6명이 해임됐다. MBC는 최근 연임이 결정된 김재철 사장 임명 이후 PD수첩 등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무장해제되고 있다. PD수첩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무릎 기도' 사건을 다루려다 제작을 제지당해 프로듀서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언론인에 대한 탄압 수위도 30년 전 5공화국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집계한 'MB정권 출범 이후 언론사 징계 현황' 자료를 보면, 2008년부터 언론법 저지와 방송사 낙하산 반대 투쟁과정에서 180명의 언론인이 징계를 받았다. 군사정권 시절인 1980년 언론통폐합 시절 이후 최대치다.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 역시 극도로 제한받고 있다.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공권력을 동원해 통제하는가 하면, 지난해 서울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홍보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은 대학강사는 기소됐다.
 
 대한민국 헌법 21조는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보장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 못지 않게 표현의 자유를 인간의 고결한 권리로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다른 것은 모두 미국을 우러러보면서 유독 그 나라를 지탱하는 근본 정신만은 본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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