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세 둔화? "상품시장은 모르쇠"

점결탄 가격추이 및 중국 수입규모 (출처 톰슨로이터)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초고속 성장하며 전 세계 원자재를 빨아들이던 중국이 성장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국제 상품가격 급등세는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중국의 성장세 완화 노력에도 원자재 수요가 한동안 계속 늘어나 국제 상품시장의 열기도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중국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을 쥐락펴락해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최근 향후 5년간 성장 속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발표한 제12차 5개년(2011∼2015년) 개발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예년보다 낮은 7%로 낮춰잡았다. '양보다 질'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원 총리는 특히 오는 2015년까지 전체 공급 에너지의 88.6%를 차지하는 화석연료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소비는 16%, 탄소배출은 17%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성장 속도 조절 움직임이 원자재 수요 감소로 이어져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사태로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터에 나온 중국 정부의 통 큰 결단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정부의 성장 속도 완화 노력에도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거나 수요가 감소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레이미 트레인 맥쿼리 애널리스트는 "향후 5년간 중국의 원자재 수요는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철광석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건설 계획이 원자재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례로 중국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5개년 개발계획에는 3600만채의 저가 아파트를 짓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릭 데버렐 크레디트스위스 원자재 부문 책임자는 "앞으로 5년 동안 중국 내에서 대규모 건설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며 "철강뿐 아니라 시멘트 등 건축 자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석탄 가격의 경우 세계 2위 석탄 순수입국인 중국의 꾸준한 수요로 한동안 현 시세인 t당 130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도 올해 내내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안 로퍼 CLSA 애널리스트는 "철광석 가격이 올해 t당 145달러를 유지할 것"이라며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나 t당 120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겠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은 오히려 천연가스와 우라늄 등 청정에너지에 대한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은 전년 대비 69% 증가한 94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했다.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이미 호주와 중동지역 국가들과 장기 수입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중국의 우라늄 수입량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청(NEA)은 오는 2030년이면 중국이 세계 최대 우라늄 수입국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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