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FTA 별도 비준 두고 "동상이몽"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만 우선 비준할 것인가, 아니면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와 함께 묶어 일괄적으로 처리할 것인가. 한미 FTA 비준을 두고 미국내 의견이 엇갈리며 점차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 민주당은 한미FTA의 우선 비준을, 공화당은 3개 FTA 일괄 비준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의 상원 재무위원장인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이 9일(현지시간) 일괄비준을 주장하고 나서 민주당으로선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보커스 의원은 이날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출석시킨 가운데 개최한 청문회에서 “3개 FTA가 패키지로 다뤄지지 않는 한 이들 가운데 아무것도 의회를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한 나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보커스 의원은 특히 커크 대표에게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제한을 완전히 철폐하도록 하는 논의에 착수하는 합의를 이끌어낼 것을 촉구했다.

축산업 중심지인 몬태나가 지역구인 보커스 의원은 쇠고기 문제에 관한 가시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한미FTA 비준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3개 FTA를 일괄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중인 공화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공화당의 재무위 간사인 오린 해치 상원의원은 “만일 한미FTA를 따로 떼어 먼저 비준한다면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를 진전시키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공화당의 톰 코번 의원도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 비준안이 단기간에 제출되지 않을 경우 한미FTA 비준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커크 대표는 이날 한미FTA 선비준에 대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미 FTA는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와 달리 이미 쟁점현안이 타결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면서도 그는 3개 FTA가 모두 올해 비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커크 대표는 “정부는 콜롬비아 및 파나마와의 FTA 비준을 가로막고 있는 쟁점 이슈들을 가능한한 올해안에 조속히 해결하기를 원하며, 이 문제가 해결되면 곧바로 의회에 해당 FTA 이행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