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현지 공관장을 지냈던 김정기 전(前) 상하이 총영사가 언론 등에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외교적으로 매우 부적절했다는 비판론이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탈북자와 국군포로 송환은 중국 정부의 비공식적 협조 아래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사실의 공개는 앞으로 관련 송환작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한·중 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외교가에 따르면 김정기 전 총영사와 모 영사는 언론과 인터뷰와 소명자료 등을 통해 2008년 11월 상하이 총영사관에 머물고 있던 탈북자.국군포로를 동시에 송환하는 절차도 덩씨를 통해 성사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언급은 탈북자 송환문제에 대해 극도로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는 중국 당국 입장을 고려하면 앞으로 중국측의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고위 외교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 늘 북한을 의식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우리 정부도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조용하게 처리해왔다”며 “이번에 탈북자 송환이 덩씨를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과 그 과정이 공개된 것은 여러 측면에서 가슴 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 상하이 당서기와 한국 고위인사와의 면담 등 민감한 사안에 덩씨가 도움을 준 사례를 김 전 총영사가 열거한 것도 한·중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외교적으로 매우 부적절했다는 평이다.
외교부는 이 같은 대응에 몹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특히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외교부는 핵심 인물인 덩씨 조사를 위한 협조요청도 일단 국내인들을 상대로 한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로 미룬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일단 정부 합동감사팀이 철저히 사실 관계를 규명한 이후에 필요할 경우 외교적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