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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크리에이티브 ‘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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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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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정주영 10주기 ‘모던 크리에이티브’로 돌아오다<br/><중>“트렌드를 읽어라” 정주영 식 스마트 경영<br/><하>실종된 벤처정신, 그리고 1세대 벤처인 ‘정주영’

 <상>정주영 10주기 ‘모던 크리에이티브’로 돌아오다
        -평생 ‘노마드’ 정신으로…그가 일궈온 것들


1965년 국내 첫 해외 사업인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 수주를 위해 비행기에 오르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모습(당시 50세).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타계 10주년을 맞아 그의 경영철학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계획과 실행, 통제로 이어지는 경영학 3대 프로세스 이론을 철저히 실행한 것으로 평가받는 그는 철저한 현장중심경영을 통해 한국 경제사를 새로 썼다.

나아가 그는 국내에 건설, 중공업, 자동차, 철강 산업을 차례로 일으키며 최빈국이던 한국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놨다. 정주영 회장이 한국 경제사에 남긴 족적은 한 사람이 이뤄낸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다.

가히 한국 경제의 ‘모던 크리에이터(modern creator; 근대 창조자)’라고 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그의 실천 위주의 경영철학은 현재의 기업인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가 2007년 조사한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설문에서 34.1%로 1위에 올랐다. 

최근 들어서는 재계 및 학계에서 그의 경영학을 보다 구체화 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정주영 경영을 말하다’를 시작으로 각계각층에서 그를 재조명하는 연구서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 ‘신화’에 그치지 않고 미래의 ‘모던 크리에이티브(modern creatve)’로서 재탄생 하는 것이다.

◆평생을 ‘노마드(유목민)’ 정신으로= 그는 1931년 16세 때 첫 가출 이후 평생에 걸쳐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옆도 뒤도 안 보고 그저 죽자고 일을 했더니 쌀가게 주인이 됐고, 또 정신없이 일만 했더니 건설회사도 만들게 됐고, 그렇게 평생을 살다보니까 오늘에 이르렀다.”

1998년 한 언론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19세의 나이로 쌀배달부로 취직한 이래, 단 한차례도 쉼 없이 달려왔다. ‘노마드(유목민)’와 같은 삶이었다.

자동차 수리업, 트럭 운반업으로 경험을 쌓아 온 그는 광복 후인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설립하고 바로 그 이듬해 현대토건사(현 현대건설)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사업가의 길을 걷는다.

이후 10여년 동안 전후 복구작업으로 몸집을 키운 현대는 19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첫 해외사업 수주, 1967년 현대자동차 설립, 1972년 현대중공업 기공,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 수주, 1980년 서산농장 건설 등 굵직한 사업을 계속 벌여 왔다.

그의 도전은 말년에도 이어졌다. 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써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유치하고, 1992년 77세의 나이로 국민당을 창당, 대권에 도전했다.

대선 실패로 휴식을 취하던 정 명예회장은 1996년 소떼 방북이라는 전 세계적인 이벤트로 화려하게 재기 말년까지 숙원이던 대북사업에 매진했다.

그의 이 같은 도전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울산조선소 설립 당시 자본도, 기술도 없던 그가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 한장만 들고 영국으로 건너가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의 처남 리바노스로부터 26만t 배 두 척을 수주받고, 버클레이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낸 일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모든 사업을 맨손으로 일궈낸 만큼 수익에 대한 기민한 감각과 현장주의, 과감한 실행력으로 극복해 왔다.
1998년 6월 정주영 명예회장(맨 오른쪽)이 서산농장에서 키운 ‘통일소’를 몰고 방북길에 나서는 모습.
◆모던 크리에이티브로 재조명 되다= 그의 이 같은 행보가 재조명 되는 것은 그의 경영 방식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특히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써 무일푼으로 시작해 건설, 조선, 자동차 등 블루오션을 개척해 온 그는 경영방식은 스피드와 트렌드로 대표되는 최신 경영 이론과도 일치한다.

아울러 경영학은 커녕 소학교 졸업이 전부인 그는 경영학의 기본이론을 가장 철저히 실행에 옮긴 기업인으로도 꼽힌다.

2009년부터 정주영 경영학을 강의해 온 울산대 허영도 교수는 “정주영 명예회장은 계획과 실행, 통제로 이어지는 경영학 3대 프로세스 이론을 철저히 실행해 왔다”며 “철저한 현장중심경영을 통해 사업 실행과 수정이 빨라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정주영은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를 통해 “기업이란 현실이요, 행동함으로써 이루는 것이다.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머리로 생각만 해서는 기업이 클 수 없다. 우선 행동해야 한다”며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재 한국 경제의 상황은 그의 사상 같은 ‘모던 크리에이티브’가 절실한 상황이다. 어느덧 세계 최대의 기업들로 성장한 대기업들은 도전보다는 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CEO들 역시 나서기보다는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젊은 세대로 가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현 젊은이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들에도 불구하고 안주하려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정주영의 경영철학의 재조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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